고 박응도·박홍군·심보섭 씨 아들들, 79년만의 재심 무죄 선고 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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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정종호]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정종호 기자 = "우리 대부분 80살씩 먹었는데 이렇게 기쁜 적이 있었나 싶고, 뒤늦게나마 효도한 기분이다."
79년여 만에 열린 미군정포고령(태평양 미국육군 총사령부 포고 제2호) 위반 사건 재심 선고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들 아버지인 고(故) 박응도·박홍군·심보섭 씨는 포고령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과 구류 처분을 받았다가 7일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단독(전아람 부장판사)의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재심 선고 후 박홍군 씨 아들 박수진(83) 씨는 "아버지가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이후 6·25 전쟁이 터지면서 형사들이 아버지를 잡아간 뒤로 행방불명이 됐다"며 "남은 가족들은 빨갱이 소리 듣고 나도 친구들과 싸움도 많이 하면서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그간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한때는 아버지 원망도 했지만, 살아온 과거를 생각하면 그래도 내가 살아 있을 때 아버지 명예를 회복했으니 정말 반갑다"고 이번 판결을 반겼다.
박응도 씨 아들 박행영(78) 씨는 "생전에 아버지는 마산에 많았던 귀환 동포들을 구하기 위해 활동했는데 그게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식으로 돼 무조건 포고령 위반이라며 잡혀갔다"며 "아버지 돌아가시고 가족이 전부 흩어져 살 만큼 비참했기에 지금까지 고생했다는 말로도 다 표현이 안 될 정도"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심보섭 씨 아들 심재국(80) 씨도 "옛날에는 빨갱이 자식이라는 낙인을 찍어서 가족들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며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지금은 우울할 때 한 번씩 아버지 산소에 가서 뵙고 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참 좋다"고 전했다.
박응도 씨는 1947년 '우리는 군정을 바라지 않는다'는 내용의 삐라를 살포해 질서를 교란했다는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박홍군 씨는 1947년 민주애국청년회 가입·참가를 모의하고 '인민공화국 수립 만세' 등 내용의 불온 대자보를 부착하려 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심보섭 씨는 1949년 포고령 위반 혐의로 즉결심판에 넘겨져 마산 치안관 심판소에서 구류 20일 처분을 받았다.
이들 피해자 가족은 진살화해위원회 출범 후 각 사건 조사를 신청했고 재심 사유가 확인돼 이번에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lj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07일 16시2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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