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바주카포 꺼내나…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위협에, 美·유럽 전면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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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게시물 하나에 뒤집힌 미·유럽 관계…덴마크 등 8개국 조준

폰데어라이엔 "대화 필수지만 관세는 위험"…최악의 하강 국면 우려

[누크=AP/뉴시스]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럽 여러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17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시도에 항의하며 미국 영사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6.01.19.

[누크=AP/뉴시스]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럽 여러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17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시도에 항의하며 미국 영사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6.01.19.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과 유럽이 수개월간 이어온 무역 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7일(현지 시간) 밤 SNS(소셜미디어) 게시물 하나로 궁지에 몰렸다. 유럽은 오랫동안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었지만, 순식간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럽 여러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는 2월에 10%를 시작으로 6월에 25%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이다. 관세 대상은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유럽 8개 국가다.

관세 위협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의 지위를 두고 덴마크와 다른 유럽 국가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지렛대 조치로 꺼내든 것으로, NYT는 "대립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유럽이 협상할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는 조치"라며 "보복에 따른 파장 없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도 유럽에는 거의 없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1년 넘게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며, 이 거대한 북방 섬의 운명은 그 주민들과 덴마크가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지난주에는 여러 유럽 국가가 군사 훈련을 위해 그린란드에 인력을 파견했는데, 이는 연대의 표시였다. 이들 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목한 국가들과 겹친다.

수주 동안 유럽 전역의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을 동원해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위협을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치부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소유 집착과 수위가 높아지는 발언은 유화와 대화가 통할 것이라는 유럽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협상 타결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는 현실에 직면한 유럽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략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서둘러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게시물이 올라온 지 몇 시간 만에 유럽의회 의원들은 미국과 유럽이 지난해 여름 체결한 무역 합의의 비준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의회 의원들 사이에서는 공개적으로 무역 보복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외교관들에 따르면 27개 회원국의 대사들은 이날 오후 5시 브뤼셀에서 긴급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일부 유럽 당국자들과 외부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유럽이 트럼프 대통령에 힘으로 대응해야 한다, 즉 무역 보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유럽 경제뿐 아니라 안보에도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유럽은 여전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한 안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에서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유럽에는 정치적 강압에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 무역 수단이 있다. 공식 명칭은 '반강압 수단(anti-coercion instrument)'이며, 비공식적으로는 유럽의 무역 '바주카포'로 불린다. 이는 무역을 무기로 한 정치적 압박에 맞서기 위한 EU의 '최후의 대응 카드'로, 발동 시 미국 대형 기업을 겨냥한 광범위한 보복 조치가 가능하지만 미·유럽 관계 전반에 중대한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도 크다.

이 때문에 유럽은 지난 1년간 이러한 확전을 의도적으로 피해 왔다. 나토 방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여전히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전면적인 무역 전쟁이 외교·안보 전선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유럽 지도자들은 여전히 대화를 통한 해결을 원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대화는 필수적이며, 덴마크 왕국과 미국 사이에서 이미 지난주 시작된 절차를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관세가 "위험한 하강 국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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