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전 상임의장, 나토 수장 직격 "美 대리인 노릇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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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 외교' 실패할 것…나토 단합 위해 강력한 목소리 내야"

이미지 확대 샤를 미셸 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샤를 미셸 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샤를 미셸 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미국의 대리인 노릇을 멈추라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직격했다.

미셸 전 의장은 30일(현지시간) 유럽 전문매체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뤼터 사무총장의 '아첨 외교'가 완전한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며 유럽을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단호히 맞설 것을 촉구했다. 벨기에 총리 출신인 그는 2024년까지 5년간 EU 회원국 지도자들의 연합체인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지냈다.

미셸 전 의장은 "마르크 뤼터는 실망스럽고, 나는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며 "그는 '미국의 대리인'이 되는 것을 멈추고 미국의 적대적인 수사와 위협에 맞서 걱정스러운 군사 동맹을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총리 출신으로 2024년 나토 수장에 오른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형성된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유럽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몰아붙이며 대서양 동맹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여러 유럽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일 때도 뤼터 총장은 공개 장소에서 비판성 발언은 극도로 삼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살살 달래며 환심을 사는 전략을 펴왔다.

작년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 과정에서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면전에서 그를 나토 동맹의 '아빠'(Daddy)에 빗대기도 해 유럽에서는 과도한 아첨을 했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미지 확대 지난 21일 다보스서 회담하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1일 다보스서 회담하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셸 전 의장도 이날 인터뷰에서 뤼터의 '아첨 외교'는 통하지 않을 것이고, 완전한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며 "그가 나토의 단결을 수호하기 위한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의 "매우 충직한 파트너"인 EU에 그린란드를 병합하겠다고 위협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려 하고, 전직 EU 관료를 제재하는 등의 행동을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해 EU의 디지털 규제를 설계한 프랑스 출신의 티에리 브르통 전 EU 집행위원에게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미셸 전 의장은 또한 이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요구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대통령의 견해에 지지를 표명하며 유럽이 스스로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협상에 참여할 것도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럽 측 특사로는 EU 회원 27개국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후임인 안토니우 코스타 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적임자로 거론했다.

그는 또한 종전 협상의 일환으로 내년까지 EU에 가입하려 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목표와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올바른 것이자 가능한 목표"라고 평가하며, 우크라이나의 EU 통합이 가능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유럽 내에서는 뤼터 사무총장의 '저자세 외교'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읽고, 직접 소통 채널을 확보해 극단적 충돌을 막는 역할을 해왔다는 긍정적인 인식도 적지 않다.

뤼터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병합 욕심을 노골화하며 나토 동맹을 유례없는 위기로 몰아 넣었을 때에도 나토가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 지역 전체의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대안으로 타협을 이끌어내 파국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ykhyun1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31일 01시56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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