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수사권 인정하며 "내란범죄 특성상 신속수사 필요" 강조
"사후선포문, 1980년 전두환 신군부 때와 내용·구조 매우 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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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보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026.1.16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승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등 사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내란죄 실행의 착수로 평가될 여지'를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 1심 판결문에 12·3 비상계엄 선포와 후속 조치가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재판부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관련 공소사실(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은 먼저 기소된 내란죄에 흡수돼 별죄를 구성하지 않으므로 이중기소'라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주장에 대해 판단하는 과정에서 제시됐다.
재판부는 우선 관련 법리를 설명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해된 '10·26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들었다. 당시 대법원 전합은 내란죄 구성요건으로서 '폭동'은 "다수인이 결합해 폭행, 협박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폭동의 내용으로서의 폭행 또는 협박은 최광의(가장 넓은 의미)의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법리에 따르면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할 수 있는 협박은 사람을 강압해 외포심(두려움)을 일으키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 전반을 의미하는 최광의의 것이고, 이를 준비하거나 보조하는 행위까지도 포함된다"고 재차 짚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이 사건 계엄의 선포가 뒤이은 계엄군의 배치 및 포고령 등 후속 조치와 불가분하게 이어져 총체적으로 헌법기관을 강압할 수 있는 수단이 돼 이를 폭동으로서의 협박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내란죄의 실행의 착수로 평가될 여지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인의 국무회의 소집 행위는 계엄 선포 행위 이전에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계엄 사태가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하는지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내란죄 관련 법리를 구체적으로 설시하면서 계엄 선포에 이은 계엄군 배치, 포고령 등 후속 조치가 내란죄의 구성 요건 가운데 하나인 '폭동'에 해당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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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 백대현 부장판사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윤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있다. 2026.1.16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하면서 "내란 우두머리 범죄의 특성상 신속한 수사를 통해 정의를 실현할 필요도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공수처법상 내란죄가 공수처의 '직접수사' 대상 범죄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공수처 수사 대상인 대통령 직권남용 범죄의 '관련 범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관련 범죄' 여부에 대해선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를 규정한 검찰청법 조항 관련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당시 대법원은 검찰청법상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에서 '직접'은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연결되는 것을 의미하고, '관련성'은 수사의 대상, 과정과 경위 등을 종합해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직접관련성 있는 범죄 여부를 판단할 때는 "검사가 수사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가 무분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하되, 특정 혐의사실의 수사 과정에서 연관성 있는 다른 혐의사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거나 발견되는 경우 신속한 수사에 의한 실체적 진실 발견을 통해 피해자의 권리를 구제하고 정의를 실현할 필요도 있다는 점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직권남용죄와 내란 우두머리죄의 죄수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사건의 경우 동일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두 혐의는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연결되므로 '직접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피고인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점, 내란 우두머리 범죄의 특성상 신속한 수사를 통해 정의를 실현할 필요도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관련성' 역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직권남용죄와 내란 우두머리죄가 흡수관계에 해당한다면 오히려 직접성과 관련성이 더 강하게 인정된다"며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이 모순적이라는 점을 짚기도 했다.
나아가 윤 전 대통령 측의 '별건수사 금지 원칙' 주장과는 달리 공수처법 자체는 별건 수사를 금지하고 있지 않은 점,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서는 우선적인 수사권을 가진다는 점에 비춰 공수처 수사권 관련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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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방해 사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인 유정화(왼쪽부터)·송진호·최지우 변호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라이프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19 hwayoung7@yna.co.kr
재판부는 계엄 해제 후 급조된 '사후 계엄 선포문'에 대해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계엄 선포문을 나란히 놓고 구조와 형식 등이 매우 흡사하다는 평가도 내놨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12·3 비상계엄의 사후 계엄 선포문과 1980년 당시 계엄 선포문을 나란히 배치해 그 유사성을 강조했다.
강의구 당시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작성한 사후 선포문은 비상계엄 해제 뒤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고자 한덕수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하고 윤 전 대통령이 최종 서명한 문건을 이른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에서 해당 문건에 대해 "기존 실체에 해당하는 계엄 선포문을 보완하기 위한 단순한 표지 내지 형식적 외피에 불과하다"라며 계엄 선포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 선포문은 1980년 5월 17일자 계엄 선포문 및 1980년 10월 16일자 계엄 선포문과 그 제목, 내용, 구조와 형식 등이 매우 흡사하다"며 "계엄을 선포한다는 뜻을 공고하면서 계엄의 종류와 일시, 지역, 계엄사령관 등을 안내하는 '선포문'의 성격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계엄 선포와 관련해 절차적 요건을 충족했다는 점을 증명하고자 작성한 실체적인 문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과 관련해선 한 전 총리 역시 관여한 혐의를 받는 만큼 오는 21일 선고에서 같은 판단이 나온다면 한 전 총리에게도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0일 17시56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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