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캅카스·중앙아시아 세력권 인정 눈독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발 묶이면 러·中 나쁠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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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지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8월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Xinhua/Wu Xiaoling) 2026.1.6.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 성공을 계기로 러시아는 동맹국 베네수엘라를 잃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4년 가까이 끌고 있는 와중에 미국이 신속한 작전으로 적성국 지도자를 축출하는 능력을 과시함에 따라 졸지에 비교 대상이 돼버린 러시아의 체면은 더욱 깎였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런 위신 실추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발이 묶이고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처럼 강대국들끼리 '세력권'(sphere of influence)을 분할하는 시절이 온다면 오히려 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미국의 마두로 축출 작전을 트럼프의 "해적질", "미국 뒷마당의 정권교체" 등으로 비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용인할만한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측 고위 취재원은 로이터에 "러시아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동맹국을 잃었다"며 "하지만 보이는 바처럼 이것이 트럼프의 '먼로 독트린'이 실행되는 예라면, 러시아 역시 자체 세력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먼로 독트린은 1823년 제임스 먼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천명한 미국 외교정책 원칙으로서, 미국 세력권인 서반구에 유럽 열강들이 추가로 간섭을 시도하면 미국은 이를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12월 초에 공개한 29쪽짜리 '국가안보전략서'(NSS)에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을 회복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밝히면서 이를 "먼로 독트린의 '트럼프 따름정리'"(Trump Corollary)라고 명명했다.
'따름정리'란 이미 증명된 정리로부터 특수하고 구체적인 예로 곧바로 파생되는 새로운 정리를 뜻하는 수학 용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돈로(Donroe·도널드 트럼프·제임스 먼로의 합성어) 독트린'이라는 신조어를 직접 사용하면서, "우리는 '먼로 독트린'을 뛰어넘었다"면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은 다시는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다른 러시아 측 취재원은 미국의 마두로 축출 작전이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장악하기 위한 것임이 명백하다며 서방 주요국 대부분이 이에 대해 공개 비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번 작전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가 비난 성명을 내긴 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발언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크렘린궁 고문을 지낸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트럼프가 다른 나라 대통령을 '훔쳐갔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국제법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그저 힘의 법만 있을 뿐이라는 점을 보여주지만, 러시아는 그 점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러면서 '돈로 독트린'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미국이 실제로는 옛 소련(구성국의 후신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패권을 인정할 용의가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미국이 워낙 강하므로 다른 강대국들이 근처에도 못 오도록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알렉세이 푸시코프 러시아 연방평의회(연방상원) 정보정책위원장은 미국의 마두로 축출 작전을 계기로 "미국이 서반구에서 하고 싶은 일은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서부개척시대"가 다시 열릴 수 있다면서 "19세기의 야만적 제국주의가 부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대통령이 서반구에 집중하고 또 발이 묶일 가능성까지 있는 점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입장에서 반길만한 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시진핑은 대만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캅카스 지역, 중앙아시아 등의 옛 소련 구성국들을 러시아의 세력권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러시아 국내의 일부 민족주의자들은 러시아가 제대로 힘도 써 보지 못하고 동맹국 베네수엘라를 놓쳐버렸다고 비판하기도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러시아 최대 석유생산업체 로스네프트는 2020년에 베네수엘라 사업을 중단했으며 현지 자산을 러시아 정부 소유 공기업에 매각했다.
수감 중인 러시아 민족주의자 이고르 기르킨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사태에서 잠재적 위협에 직면했을 때 강대국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미국의 작전이 중국으로 공급되는 석유를 차단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러시아)의 이미지가 또다시 타격을 당했다. 러시아의 도움을 기대했던 또 다른 국가가 그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라는 피의 늪"에 빠져 있어서 다른 일을 할 능력이 없어서 베네수엘라가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러시아가 무기력하게 쳐다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solatid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06일 10시13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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