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축출] 한국, '민주주의' 강조하며 신중…서방과 유사 입장

6 days ago 2

외교부 "베네수 국민 의사 존중돼야"…베네수엘라 '부정선거 논란' 의식한 듯

호주·영국 등도 비슷한 입장…EU와 달리 '美국제법 위반' 문제는 거론 안 해

이미지 확대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워싱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2026.1.4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전격 체포에 한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와 안정을 강조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외교부는 4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의사가 존중되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대화를 통해 베네수엘라 상황이 조속히 안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역내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모든 당사자들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미국의 행동이 국제 규범적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하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언급 없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긴장 완화와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한 것이다.

이는 2013년 집권 이래 베네수엘라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부정선거 의혹을 유발한 마두로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두로 정권 치하의 베네수엘라는 연간 6만% 수준의 물가상승률로 신음해왔고, 마두로 대통령은 야권 지도자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등의 방식으로 집권 기간을 늘려왔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초 베네수엘라의 불공정 대선 개표 논란 때도 "베네수엘라 정부가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의사와 인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민주적 절차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마두로 정권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번 대변인 성명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강조한 것은 마두로 대통령의 과거 행태가 고려된 표현으로 보인다.

이미지 확대 마두로 체포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지켜보는 트럼프

마두로 체포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지켜보는 트럼프

(워싱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진행 상황을 참모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2026.1.4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방들은 대체로 우리와 유사한 태도를 보였다.

유럽연합(EU)은 "베네수엘라 국민 편", "민주적 전환", "마두로의 정당성 부족" 등을 강조했고 영국은 마두로 정권 종식에 "눈물 흘리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호주는 "민주적 원칙, 인권, 그리고 기본적 자유의 존중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과 각을 세우는 중국·러시아나 좌파 중남미 국가들인 쿠바·브라질 등은 미국을 비난하는 입장이지만, 한국은 서방 국가들과 함께 마두로 정권의 폭압에 주목하는 노선을 택한 셈이다.

다만 한국은 성명에서 마두로 정권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는데, 현지에 체류하는 교민들이 여전히 건재한 마두로 지지 세력으로부터 위해를 받을 우려 등을 고려해 수위를 조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번 공격은 국제법 위반 논란을 불러왔다. 유엔은 사무총장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을 모든 국가가 온전히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국제법 위반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았다. 마두로의 정당성 부족을 지적하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든 국제법 및 유엔 헌장의 원칙"이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한 EU 등과는 차이가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각국의 입장이 갈리기는 하지만, 서방 국가들은 대체로 (베네수엘라 정권의) 평화적 이양을 강조한다"며 "지금으로선 당사자들 간의 건설적 대화를 통해 빨리 안정을 찾는 게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j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04일 13시56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