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 작전' 이끈 우크라 안보국장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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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성과 불구 반부패기관 독립성 훼손 논란

"젤렌스키, 사임 압박"…軍, 이례적 공개 반대

후임에 SBU 최정예 '알파' 부대 흐마라 유력

[키이우=AP/뉴시스] 지난해 6월 사진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건물 벽에 '거미집(스파이더웹) 작전'을 이끈 바실 말리우크 보안국(SBU) 국장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사진=뉴시스DB)

[키이우=AP/뉴시스] 지난해 6월 사진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건물 벽에 '거미집(스파이더웹) 작전'을 이끈 바실 말리우크 보안국(SBU) 국장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담한 특수작전을 지휘해 온 바실 말류크 보안국(SBU) 국장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압박으로 사임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SBU 최정예 특수작전부대 '알파'의 예우헤니 흐마라 부대장을 SBU 국장 권한대행으로 임명했다.

지난 2일 키릴로 부다노우 전 군사정보국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단기간 내 이뤄진 두 번째 핵심 안보 인사 교체다.

말류크, SBU 남아 '비대칭 작전' 수행

키이우인디펜던트(KI) 등에 따르면 말류크는 국장직에서 물러났지만 SBU에 남아 러시아를 상대로 한 '비대칭' 작전에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말류크는 이 분야를 가장 잘 아는 인물로, SBU 내에서 계속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우리는 새 국장 후보들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했다"고 밝혔다.

말류크도 성명을 내고 "세계 최고 수준의 비대칭 작전을 통해 러시아에 최대 피해를 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반부패기관 독립성 훼손 논란…젤렌스키 직접 사임 압박

말류크의 사임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우크라인스카야 프라우다는 보도했다.

KI도 "말류크는 러우전쟁에서 여러 핵심 작전을 지휘했지만, 재임 기간 내내 반부패 기관을 겨냥한 조치에 관여했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며 "이번 사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를 해임할 것이라는 며칠간의 관측 끝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정부는 지난해 7월 국가반부패국(NABU)과 반부패특별검찰청(SAPO)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법을 승인했다가 국내외에서 비판이 거세지자 사실상 철회한 바 있다.

'거미집 작전' 등 대담한 작전 이끌어

정치적 논란과 달리, 말류크의 전쟁 수행 성과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22년 7월 직무대행을 맡은 뒤 이듬해 2월 의회 인준을 거쳐 SBU 국장으로 임명됐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SBU는 러시아 본토와 점령지에서 여러 차례 대담한 작전을 수행했다.

가장 은밀하고 대담한 작전으로 꼽히는 '거미집 작전(스파이더웹 작전)'도 그가 이끌었다. 이것은 러시아 전역의 트럭에 자폭 드론을 숨긴 뒤 일제히 출격시켜 러시아 전략폭격기 40대 이상을 파괴한 기습 작전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흑해 노보로시스크 항구에서 사상 처음으로 수중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바르샤반카급 잠수함을 타격하기도 했다.

軍지휘부, 이례적 공개 반대

말류크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우크라이나 고위 군 지휘관들은 이례적으로 공개 발언에 나서며 그의 해임에 우려를 표했다. 전투 중 핵심 안보기관의 수장을 해임하는 것은 해당 기관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무인체계군(드론군) 사령관과 합동군 사령관은 SBU의 전과를 상기하며 신중한 판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안보기관 수장을 지금 교체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온 군 지휘부의 이러한 공개 개입은 사안의 중대성을 보여준다고 KI는 지적했다.

의회 표결 남아…후임에 최정예 '알파' 부대장 흐마라 유력

말류크의 사임은 이제 정치적 절차로 넘어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민의 종'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의회는 그의 해임을 표결로 확정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부국장 2명과 함께 올렉산드르 포클라드를 SBU 제1부국장으로 임명했으나, 정식 국장 인선은 미뤘다.

현지 언론은 권한대행을 맡은 흐마라를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하고 있다. 흐마라는 2011년부터 알파 부대에서 복무한 베테랑 특수부대 요원으로, 2023년 부대장으로 임명됐다.

알파 부대는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 장비와 병력을 대거 격파하며 우크라이나 방위군 내에서도 최정예 특수부대로 평가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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