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84조 대통령 불소추특권에 '수사' 포함 안 돼"…형사소추와 수사기관 수사 구분
尹 직권남용죄-내란죄 관련성도 인정…"사실관계 동일·다른 원인 매개없이 직접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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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026.1.16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법원이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방해 등 사건에 총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과 내란 우두머리 범죄를 모두 수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수사 초기부터 윤 전 대통령이 강하게 문제 삼아온 '공수처 수사권' 여부를 놓고 법원이 첫 판단을 내놓은 셈이다. 비상계엄 본류 사건인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사안인 만큼 해당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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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백대현 부장판사 등 재판부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1.16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공수처 수사권이 쟁점이 된 건 공수처법상 내란죄가 공수처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직권남용 범죄와 '관련 범죄'를 수사할 수 있고, 이에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가 '직권남용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고 내란 혐의로 체포영장도 청구해 발부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그러나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를 들어 공수처에 직권남용에 대한 수사권이 없고, 이에 따라 내란죄 수사권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 조항에서 '소추'에는 '수사'도 포함이 되므로 재직 중인 대통령에 대한 직권남용죄를 수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재판에서 "직권남용죄를 수사하다가 내란을 인지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헌법 84조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만 규정할 뿐 헌법과 법률에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의 수사는 형사상 소추를 반드시 전제하는 것은 아니므로 형사상 소추와 수사기관의 수사는 분명히 구분된다"라고 했다.
헌법 84조 '소추'의 해석상 '수사'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재직 중이던 대통령에 대해 직권남용죄를 비롯한 범죄 수사 권한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나아가 직권남용죄와 내란죄의 관련성 역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사실관계가 동일해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직접 연결되고, 직권남용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근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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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보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026.1.16 ondol@yna.co.kr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 문제는 윤 전 대통령이 수사 초기부터 강하게 주장해온 내용이다.
특히 내란 본류 사건을 심리하는 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의 지난해 3월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를 결정하면서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을 구속 취소의 주요 근거로 들면서도 '공수처 수사 범위에 내란죄는 포함되지 않는다. 공수처가 직권남용죄 수사 과정에서 내란죄를 인지했다고 볼만한 증거나 자료도 없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 역시 거론했다.
재판부는 이에 관해 "공수처법 등 관련 법령에 명확한 규정이 없고, 이에 관한 대법원의 해석이나 판단도 없다"며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 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구속 취소 결정을 하는 것이 상당(타당)하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다음 달 선고를 앞둔 내란 본류 재판에서도 이런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공수처 수사 자체가 위법하므로 이에 터 잡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의 기소 역시 위법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날 체포방해 사건 재판부가 헌법 84조 해석과 내란죄와 직권남용죄의 관련성을 들어 이런 주장을 배척하면서 내란 본류 재판에서 같은 판단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해당 사건 재판부의 판단 내용이 다른 재판부 판단에 기속되는(얽매이는) 것은 아니지만, 동일한 사실관계가 문제 되는 사안에서 재판부 간 판단이 크게 달라지는 일도 흔하진 않다"고 짚었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16일 17시43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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