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방해 1심 "수사 절차 위법" 문제 제기 尹측 주장 모두 배척
법조계 "내란 본류 재판서도 같은 판단 전망…尹 유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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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2026.1.14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사건 1심 선고는 징역 5년이라는 형량 자체보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그간 문제 삼아온 비상계엄 수사의 절차상 쟁점에 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체포방해 사건 재판부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그 이유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있고, 체포영장 집행을 비롯한 일련의 증거 수집 절차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번 재판은 비상계엄이 곧 내란인지를 따지는 내란죄 자체보다는 비상계엄 전후의 각종 상황에 관한 위법행위 혐의가 주된 내용을 이뤘다. 하지만, 이는 내란죄 실체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다음 달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재판부의 판단에도 그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먼저 선고한 재판장인 백대현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32기로, '본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31기) 부장판사보다는 한 기수가 낮다. 통상 중요 사건 하급심의 경우 중앙지법이 선례를 만드는 선도적인 판결을 많이 해왔고, 재판부별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경향을 보여온 사례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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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 백대현 부장판사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윤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있다. 2026.1.16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공수처 내란 수사권 인정…"직권남용·내란죄 사실관계 동일"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측은 12·3 비상계엄이 내란, 즉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에 해당하는지 실체 판단에 앞서 공수처의 수사권 여부나 체포영장 관할 문제를 들어 자신에 대한 수사의 위법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공수처의 위법 수사에 터 잡은 검찰의 내란죄 기소 자체가 위법한 기소이므로 공소 기각이 돼야 한다거나, 그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 역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므로 설령 실체 판단에 나아가지 않더라도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윤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행위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법 위반인지 실체 판단을 하면서 이런 주장을 하나하나 배척했다.
재판부는 우선 공수처에 윤 전 대통령의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법상 내란죄가 공수처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공수처 수사 대상인 대통령 직권남용 범죄의 '관련 범죄'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현직 대통령에게 불소추특권이 있다 해도 '수사'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며 우선 공수처에 직권남용 혐의 수사권이 있다고 전제했다.
나아가 내란죄에 대해서도 "피고인의 직권남용죄와 내란죄는 사실관계가 동일해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직접 연결되고, 직권남용죄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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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백대현 부장판사 등 재판부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1.16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尹 체포영장 적법성도 인정…"형소법 따라 서부지법이 재판 관할"
재판부는 공수처 체포영장 자체가 불법이라는 윤 전 대통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수처가 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것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수처법은 '공수처 검사가 공소제기 하는 사건 1심은 중앙지법 관할로 한다'고 정할 뿐"이라며 "공수처법이 형사소송법을 준용하게 하므로 결국 공수처 영장 청구에 관한 재판 관할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정해지는 게 맞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의 범행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이뤄졌고, 공수처 수사 당시 그가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 거주했으므로 용산구를 관할하는 서부지법에 형소법상 토지관할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피의자 체포를 위한 수색의 경우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고 정한 형소법 110조 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이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적 제한'에 관한 규정이라기보다는 군사상 비밀이라는 '대상 또는 목적물'에 관한 규정으로 이해하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항이 압수 또는 수색 같은 대물적 강제 처분에 관한 것이므로 체포 같은 대인적 강제 처분에선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한 법관이 '형소법 110조가 적용되지 않음'이라고 기재한 데 대해 "판사가 근거 없이 법률 적용을 배제했다"며 무효라고 주장해왔으나, 재판부는 해당 내용이 그 자체만으로는 효력이 없는 무익적 기재 사항에 불과하다면서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한 수색영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나아가 형소법 110조 2항이 '해당 장소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압수 또는 수색의)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정한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탄핵소추 의결돼 대통령으로서 권한 행사가 정지된 피고인을 내란 혐의로 체포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의 영장 집행 승낙 거부는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것으로 어떻게 보더라도 공수처가 경호처장 승낙 없이 체포영장 집행에 나아간 것은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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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리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재판부 "공수처 증거 수집 절차 문제없어"…尹측 주장 배척
윤 전 대통령 측은 영장에 적은 수색 장소는 대통령 관저뿐인데 관저 외곽 1정문부터 수색 장소에 이르기까지 영장 기재 이외 지역을 지나간 것이 위법하다고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색 장소를 이동하는 행위를 수색이라 볼 수는 없다"며 "공수처가 영장에 기재된 수색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관저 외곽 1정문 등을 지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대통령 경호처 간부들이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한 비화폰과 통화목록 역시 적법한 증거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군사기밀보호법은 수사기관의 군사기밀에 관한 압수수색·검증 자체를 제한하지는 않고 압수된 군사기밀의 사후 처리에 관한 내용만 정할 뿐"이라며 "경찰 특수단은 적법한 압수수색영장에 근거해 압수했고 이후 사후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으므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비화폰 통화목록은 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나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에게 '문짝을 부숴라도 안에 있는 의원들을 끌어내라', '월담하는 의원들을 체포하라'고 말했다는 이들 증언을 뒷받침할 증거로 꼽힌다. 다만, 비화폰 통화목록 상당 부분은 삭제됐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계엄 자체의 위헌·위법성에 명시적인 법적 판단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계엄 선포에 이르는 절차적 하자의 위헌·위법성은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는 전 국가적 혼란을 초래하고 국민 기본권을 다각도에서 침해할 위험성이 매우 크므로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이뤄져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에 관해 전례 없이 자신이 특정한 일부 국무위원에만 국무회의 소집을 통보해 국무회의를 개최해 헌법과 계엄법의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 측은 계엄 선포가 고도의 통치행위로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는데 계엄 선포의 절차에 대해 판단하면서 사실상 이 주장을 배척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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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보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026.1.16 ondol@yna.co.kr
◇ 법조계 "수사 적법성 판단, 내란재판에도 영향…尹 유죄 가능성"
체포방해 사건 재판부가 수사 과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쟁점을 상당 부분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면서 비상계엄 본류 사건인 내란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재판부 판단이 서로 구속적이지는 않지만, 참작은 할 수 있다"며 "앞선 재판부에서 공수처 수사 관할이나 증거 수집 절차의 적법성 부분에 대해 적법하다고 한 만큼 다른 재판부도 그런 판단을 바탕으로 재판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이어 "내란 재판은 절차적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보면 실체적인 건 모든 국민이 목격한 것이니 특별히 사실관계가 뒤집어질 가능성이 없고 유죄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의 8개 재판 가운데 첫 선고에서 절차적 부분을 이같이 평가한 만큼 달리 판단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체포방해 1심 판결문을 분석해 내란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다.
체포방해 재판부 판단이 오는 21일 선고를 앞둔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않고 방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계엄 선포 이후 급조된 선포문에 부서하고서 문제 될 것을 우려해 강의구 당시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통해 폐기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체포방해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의 사후 계엄선포문 허위 작성 혐의에 유죄를 인정함에 따라 한 전 총리에 대한 법적 판단도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재판부가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에 대한 유무죄를 판단하면서 사실상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포함한 법적 성격을 규정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18일 14시2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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