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청탁·포괄적 대가관계…법원 "금품가액 중요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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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에서 받은 샤넬 가방 2개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가른 잣대는 청탁이 있었는지와 대가성에 관한 인식이 존재했는지였다.
재판부는 두 샤넬 가방에 대해 김 여사가 수수 사실을 인정했고 이를 보강하는 증거도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유무죄는 달리 판단했다.
같은 샤넬 가방이지만 김 여사가 2022년 4월에 받은 샤넬 가방은 청탁 행위 없이 단순한 대통령 당선 선물로 알고 받은 것으로 본 반면 그해 7월에 수수한 것은 통일교 현안 청탁의 대가임을 인지했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판단 기준은 김 여사의 '매관매직' 사건 재판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상대방이 반클리프 아펠, 금거북이 등을 줄 때 공직 관련 청탁이 있었는지, 김 여사가 이러한 청탁 또는 대가성을 인지했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 "금품 가액은 무관…전체적·포괄적 대가관계면 족해"
통일교 금품수수와 관련해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다. 알선수재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실제 알선 행위가 있었는지와 관계 없이 수수한 금품에 전체적·포괄적으로 대가관계가 있으면 죄가 성립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김 여사가 받은 두 번째 샤넬 가방(약 1천271만원 상당)의 대가성이 인정된 데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 핵심 증거가 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22년 4월 말부터 전씨로부터 통일교가 유엔(UN) 제5사무국 유치를 원하고 있고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문자로 전해 들었다고 봤다.
김 여사가 두 번째 샤넬 가방을 수수한 이후 윤 전 본부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저희가 여러 가지로 지금 많이 작업을 하고 있어요. 뭐 경제적…", "경제적으로나 문화 여러 가지가…이제 이런 많은 업적이 이렇게 훼손되지 말아야 되잖아요?"라고 말한 것도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즉,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을 당시 통일교의 청탁 내용이 정부 차원의 경제적인 지원과 관련돼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함으로써 김 여사에게 청탁의 실현을 위해 알선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가관계는 수수된 금품과 알선행위 자체에 있으면 족하며, 금품의 가액은 중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알선의 내용, 친분, 이익 수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큰 틀의 대가관계가 입증되면 충분하다는 취지다. '청탁 내용에 비해 수수한 금품의 가액이 턱없이 작아 대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김 여사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재판부는 아울러 샤넬 가방의 대가관계를 판단한 근거로 ▲ 김 여사가 대통령의 배우자인 점 ▲ 대통령 당선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해 통일교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던 점 ▲ 통일교가 추진하는 업무는 대통령 지시에 의해 추진될 수 있는 성격인 점 등을 열거했다.
반대로 2022년 4월에 받은 첫 번째 샤넬 가방(약 802만원 상당)의 경우 대가성을 논하기 이전에 청탁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가방을 받기 전인 3월 30일 윤 전 본부장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은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는 의례적인 표현이고 그 대화 내용 중에는 물론이고 이후 가방을 받을 때까지도 청탁이라고 볼 만한 것이 없었다는 것을 전제로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 '매관매직' 반클리프·금거북이·바쉐론 시계 판단은
김 여사는 공직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26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또 한 번 기소됐다.
2022년 3월 15일∼5월 20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도움과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의 공직 임명 청탁 명목으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귀걸이 등 총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수수한 혐의다.
같은 해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위원장 임명 청탁을 명목으로 265만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사업 지원 청탁과 함께 3천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 등을 받은 혐의도 있다.
반클리프 목걸이를 건넨 이봉관 회장은 인사 청탁 명목이 맞았다고 특검팀에 자수한 상태지만, 이배용 전 위원장 측은 단순한 대선 당선 축하 선물로 금거북이를 건넸을 뿐 청탁이나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샤넬 가방과 마찬가지로 김 여사와 이익 제공자 사이에 대가성에 대한 의사 및 인식을 공유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관매직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아직 첫 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winkit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8일 22시0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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