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가담' 한덕수 1심 징역 23년…30년 전 노태우보다 무거워(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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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구형 15년보다 8년↑…위로부터의 내란·친위쿠데타 규정

韓 혐의 대부분 유죄…"내란 성공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담"

'증거인멸' 우려 들며 법정구속…尹 있는 서울구치소에 수용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도흔 기자 =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을 수반한 내란이라고 못 박았다. 414일 만에 계엄의 법적 성격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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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선고 공판 출석하는 한덕수 전 총리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21 dwise@yna.co.kr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1일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구형량(징역 15년)보다 8년이나 많다. 재판부는 또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한 전 총리를 곧바로 법정구속했다.

한 전 총리에게 선고된 형은 30여년 전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1심 형보다 무겁다.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6년 1심에서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2심에서 징역 17년으로 감형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재판부는 선고 앞부분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근거해 위헌 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 병력 및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점거·출입 통제하는 등의 행위는 형법 87조에서 정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선고 내내 12·3 비상계엄 사태를 '12·3 내란'으로 명시적으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구체적 혐의 사실 중 비상계엄 선포가 국무위원 심의를 거쳐 이뤄진 것 같은 외관을 형성한 행위, 계엄 선포 후 국무위원들에게 관련 문서에 서명을 받으려 한 행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주요 기관 봉쇄 및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행 방안을 논의한 행위 등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비상계엄 해제 뒤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작성한 사후 선포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각각 서명한 뒤 이를 폐기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도 유죄로 인정했다.

작년 2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 역시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 후 추경호 당시 여당 원내대표에 전화해 국회 상황을 확인하고 국회 통고 여부를 점검한 행위, 계엄 해제 후 이에 대한 국무회의 심의를 지연시킨 행위는 무죄로 봤다. 허위공문서인 '사후 계엄 선포문'을 행사한 혐의도 무죄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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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이진관 부장판사

(서울=연합뉴스)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2026.1.21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재판부는 혐의별 유무죄 판단을 설명한 후 12·3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우선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며 "이런 형태의 내란을 이른바 '친위쿠데타'라고도 부른다"고 짚었다.

이어 "12·3 내란의 위헌성 정도는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할 수 없다"며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헌법과 법률을 경시하고 내란 행위를 함으로써 국민이 가지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신념 자체를 뿌리째 흔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란 행위 자체는 몇 시간 만에 종료되긴 했으나, 이는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 용기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또 "국민 저항을 바탕으로 신속히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한 일부 정치인의 노력, 대한민국 역사에 있었던 내란의 암울한 기억을 상기하면서 위법한 지시와 명령에 저항하거나, 혹은 어쩔 수 없이 이에 따르더라도 소극적으로 참여한 일부 군인과 경찰 공무원의 행동에 의한 것"이라며 "결코 12·3 내란 가담자에 의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민 용기'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목이 멘 듯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어 한 전 총리의 '국정 2인자'로서의 지위와 책임을 고려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간접적으로나마 민주적 정당성과 그에 대한 책임을 부여받은 국무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헌법을 수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그럼에도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런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그 일원으로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고 질책했다.

이어 "이런 행위로 대한민국은 자칫하면 국민 기본권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가 유린당한 어두운 과거로 회귀해 독재 정치라는 수렁에서 장기간 헤매 나오지 못하게 될 수 있었고, 국민은 씻을 수 없는 상실감과 상처를 입게 됐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 12·3 내란의 진실을 밝히고 합당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사후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이 사건 비상계엄 관련 문건을 은닉하고 비상계엄 선포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처럼 보이기 위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가 폐기했고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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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내란 중요임무 종사' 1심 징역 23년…법정구속

(서울=연합뉴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왼쪽)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6.1.21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당초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기소했던 특검팀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선택적 병합하라는 재판부 요구에 따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도 판단해 달라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허용했다.

내란죄는 우두머리, 중요임무 종사, 부화수행으로 역할에 따라 구분해서 구성요건을 정해놓고 있다. 1인 단독으로 실행 불가능한 필요적(필수적) 공범의 형태가 가능한 죄다. 이에 따라 임의적 공범(1인 단독으로도 할 수 있는 범죄를 2인 이상이 실행)을 전제로 한 형법의 일반 방조범 조항을 붙일 수는 없다고 법원은 봤다. 즉 내란죄의 세분화한 구성요건에 맞춰 혐의 적용한 게 아니라 형법 총칙상 일반적 공범 규정은 적용할 수 없다고 보고, 우두머리 방조범이 아닌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정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정형은 내란 우두머리죄가 높지만 법리상 방조범을 적용할 수 없으므로, 죄명은 그보다 아래인 중요임무 종사를 적용하는 게 맞는다고 봐 '한 단계' 낮추면서도, 실제 형량은 오히려 특검 구형량의 절반 이상 '무거운' 중형을 선고하는 결과가 나왔다.

재판부는 선고 후 법정 구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별도 심문 절차를 진행한 후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을 결정했다. 전직 국무총리가 법정에서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선고공판 이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이송됐다. 작년 7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에 재구속된 윤 전 대통령도 현재까지 이곳에 수용돼 있다.

이날 판결에 대해 내란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내란특검팀 관계자는 선고가 끝난 뒤 법원에서 나오면서 취재진에 "재판부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다음 달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앞둔 윤 전 대통령 측은 "결론을 정하고 내린 판결", "정치적 평가"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정화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 대해 현 사법부가 결론을 미리 써 내려간 선취 판결"이라며 "사법부 내부에 이미 방향성이 공유되고 있고, 위에서의 무언의 압박과 내부적 컨센서스(일치된 의견)가 개별 재판 판단에 실질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심케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내란죄가 요구하는 국헌문란의 목적, 폭동성 등 핵심 구성요건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사실상 뒷전으로 밀어두고 그 자리를 정치적 평가와 도덕적 비난으로 대체한 결정"이라며 "이 판결이 위험한 이유는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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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내란 중요임무 종사' 1심 징역 23년…법정구속

(서울=연합뉴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6.1.21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young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1일 22시2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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