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관세갈등 재점화에 유럽 '부글'…"합의도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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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굴욕 합의' 반년만에 짓밟혀…동맹국에 대한 모욕"

"유럽, 신중론 벗어나 강경 대응할 것"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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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주요 동맹국들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유럽이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국가들을 상대로 내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이튿날인 18일(현지시간) 오후 5시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은 즉각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을 또다시 관세로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협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개 비판을 최대한 삼가온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완전히 틀렸다"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중국과 러시아가 신나는 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그린란드 안보가 위험하다면 나토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 관세는 유럽과 미국을 더 가난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썼다.

허탈감도 상당하다. 지난해 유럽이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스로 무역 합의에 이르렀고, '굴욕적 협상'이었다는 포화를 맞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7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대부분 EU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무역 합의를 타결했다.

같은 해 9월 EU 시민을 대상으로 한 프랑스 싱크탱크 지정학연구그룹(GEG)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52%는 '굴욕감'을 느꼈다고 했고, 50%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사임을 지지한다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위협에 대해 "유럽 정상들에게 '어떤 합의도 최종은 아니다'라는 냉혹한 현실을 일깨운 것"이라며 "실제로 관세를 부과할지는 모르나 6개월 만에 합의를 짓밟으며 가까운 동맹국들을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유럽이 미국의 관세 보복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약화를 우려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첫해엔 좀 더 조심스럽게 대응했지만, 이번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강경한 태도로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고위 유럽의회 의원은 지난해 7월의 대미 무역 합의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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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합병 요구에 항의하는 그린란드 시위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시 립스키 국제경제위원장은 "2년 차엔 관세가 안정되리라고 생각한 이들은 사실 1년 차와 다름없음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유럽이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단결하고 있고, 이미 대미 무역합의에 따른 정치적 대가를 치렀다는 점에서 (유럽의) 반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콧 린시컴 케이토연구소 무역분석가도 "동맹국들은 그동안 트럼프를 달래 긴장 고조를 피해야 투자자나 기업들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봤다"며 "하지만 틀렸다는 게 밝혀졌다. 이제까지 트럼프를 물러서게 한 건 공격적인 보복 조처에 나선 중국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거론한 유럽 국가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AP 통신은 유럽 외교관 등을 인용해, EU는 단일 시장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국가들에 대해 어떻게 개별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미 연방 대법원이 심리 중이라는 점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내달 1일부터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cheror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18일 20시0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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