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쟁자 견제?…젤렌스키, 전쟁중 정보수장 교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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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많은 정보총국장 비서실장으로 앉히고 보안국장은 사임

이미지 확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말류크 전 보안국장

젤렌스키 대통령과 말류크 전 보안국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러시아를 상대로 성과를 거둔 우크라이나 양대 정보 수장이 종전협상 도중 교체되자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발발 4주년을 앞두고 연초 키릴로 부다노우 국방부 정보총국(HUR) 국장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불러들이고 방첩기관인 보안국(SBU) 국장 바실 말류크에게서는 사표를 받았다.

SBU 국장 출신인 야권 의원 발렌틴 날리바이첸코는 "두 유능한 지도자를 내친 것이라고 본다"며 "전시에는 뒤엎는 게 아니라 유지해야 하는데 국가 안보나 특수작전에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들과도 긴밀히 협력하는 SBU와 HUR는 전쟁에서 작전상 중대한 역할을 하고 러시아의 첩보전에도 맞서 왔다.

10여년간 러시아와 대치하면서 이들 기관의 비밀 작전은 국제법상 회색지대를 넘나들며 점점 강력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5곳에 드론을 대거 띄워 전략폭격기 등 군용기를 다수 부순 '거미집 작전'이나 흑해 러시아 군함 침몰 작전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향후 대통령선거에서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인기 있는 장성들을 정치적으로 열외 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대선을 요구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종전 협상 초안에도 대선 계획이 담겨 있다.

부다노우와 말류크 모두 전시에 국내 인지도와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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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서실장 된 부다노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부다노우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대사의 뒤를 잇는 대선 주자로 꼽혀 왔다.

부다노우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들여앉힌 데 대해 집권당 내 익명의 소식통은 키이우인디펜던트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영리한 정치적 선택이고 부다노우의 평판에는 손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말류크는 지난 주말 경질설이 돌 때 현역 장성 여러 명이 그의 작전상 전문성을 거론하며 유임을 촉구하는 공개 성명을 내기까지 했지만 결국 이번 주 초 사의를 표명했다.

그의 사임을 두고 국내 방첩 담당 보안기관인 SBU가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것과 연계하는 해석이 이어졌다.

말류크는 야권 정치인이나 독립언론, 반부패 활동가들을 조사하는 데 SBU 자원을 동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SBU는 지난해 여름 러시아 간첩 혐의를 들어 반부패기관을 압수수색하고 수사관을 체포했다.

말류크의 사임에 그가 애초에는 부패 스캔들에 관여하기를 거부했다가 젤렌스키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말류크는 사의를 표명하는 성명에서 SBU의 특수작전 책임자로 계속 이바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서는 눈에 덜 띄는 역할이 될 것이라고 NYT는 짚었다.

정치분석가인 올레흐 사키안은 "특수기관의 정치화는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며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에서도 조속히 해결될 것 같진 않다"며 "(전쟁 장기화로) 정치인은 어느 정도 군인이 됐고, 군인은 어느 정도 정치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cheror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08일 20시4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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