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풀기의 함정…독일 작년 최악의 단어 '특별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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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용법과 괴리로 국가부채 현실 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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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납세자연맹 '부채 시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2025년 독일 '최악의 단어'로 연방정부의 인프라 투자 예산을 뜻하는 특별기금(Sondervermögen)이 뽑혔다 dpa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악의 단어 심사위원회는 "많은 사람이 이 단어의 행정적, 전문적 의미를 모른 채 일상적 의미로 이해한다"며 "이로 인해 부채 조달의 필요성에 대한 민주적 논의가 훼손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별기금은 독일 정부가 지난해 신규 부채 한도를 엄격히 제한한 기본법(헌법)을 우회하기 위해 예외조항을 추가하면서 사용한 용어다. 일상적으로는 특별자산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심사위원단은 "공적인 소통에서 이 기술적 용어의 사용은 실제 의미, 즉 부채 조달을 숨기고 있다"며 두 가지 용법의 괴리가 현실을 은폐하고 언어 사용자를 오도했다고 지적했다.

독일 정부는 작년 3월 기본법을 개정해 인프라 투자와 기후대응에 쓸 특별기금 5천억유로(859조원)를 조성하고 12년간 나눠 쓰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6년도 예산안에 대폭 늘어난 국방비를 포함해 1천815억유로(312조원)의 신규 부채가 반영됐다. 이는 코로나19 경제위기 당시인 202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와 경제 전문가들은 2024년 62.5%로 유럽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040년대 100%에 이를 수 있다며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기독민주당(CDU)·사회민주당(SPD) 연립정부가 원래 목적과 달리 작년 2월 총선 때 선심성 공약을 이행하는 데 특별기금을 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언어학자와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1991년부터 해마다 시민 추천을 받아 최악의 단어를 선정하고 있다. 시민들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즐겨 말한 거래(deal),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가리키며 쓴 '더러운 일'(Drecksarbeit) 등 533개 단어를 추천했다.

dad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13일 23시1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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