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팀 "1만4천년 전 털코뿔소…빙하기 말 온난화로 멸종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출토된 빙하기 늑대의 위 속에서 멸종한 털코뿔소의 조직이 발견됐다. 전체 유전체(게놈) 분석 결과 털코뿔소가 빙하기 말 온난화 속에 갑자기 멸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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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etje Germonpr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웨덴 스톡홀름대 카밀로 차콘-두케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15일 과학 저널 게놈 생물학 및 진화(Genome Biology and Evolution)에서 빙하기 늑대의 위 속에 있던 털코뿔소 조직을 이용해 전체 게놈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털코뿔소는 마지막 빙하기 말까지 유전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이는 이들이 점진적 개체 감소가 아니라 빙하기 말 기후 온난화 속에 개체군의 급격한 붕괴로 멸종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분석된 털코뿔소 조직은 시베리아 북동부 투마트 마을 인근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마지막 빙하기 시대의 냉동된 늑대(Tumat-1)에서 나왔다. 연구팀은 이 늑대를 부검하는 과정에서 위 속에서 털이 덮인 작은 조직 조각을 발견했다.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과 DNA 염기서열 분석 결과, 이 조직은 1만4천400년 전 털코뿔소(woolly rhinoceros)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털코뿔소 표본 중 멸종 시점에 가까운 개체 중 하나다.
논문 교신저자인 차콘-두케 박사는 "멸종 직전에 살았던 개체의 유전체를 회수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분석할 수 있다면 멸종 원인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며 "다른 동물 위장에서 발견된 빙하기 동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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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Dalén/Stockholm University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투마트-1 털코뿔소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이를 1만8천년 전과 4만9천년 전으로 연대가 추정되는 표본의 고품질 털코뿔소 유전체와 비교했다.
이를 통해 마지막 빙하기 동안 털코뿔소의 유전체 다양성, 근친교배 수준, 해로운 돌연변이 수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털코뿔소가 멸종에 가까워질수록 근친교배가 증가하거나 유전적 상태가 악화했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멸종에 가까워지면 보통 개체가 줄어 근친교배가 늘고 돌연변이 등 유전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과 상반된다.
연구팀은 이는 털코뿔소가 사라지기 직전까지 비교적 안정적이고 규모가 큰 개체군을 유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전체에서 장기간에 걸친 점진적인 개체군 감소를 시사하는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는 털코뿔소의 멸종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일어났고, 빙하기 말 전 지구적 기후 온난화가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논문 공동 저자인 러브 달렌 교수는 "이 연구는 털코뿔소가 시베리아 북동부에 인류가 처음 도달한 이후 약 1만5천년 동안 생존 가능한 개체군을 유지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들은 인간의 사냥이 아니라 기후 온난화 때문에 멸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출처 : Genome Biology and Evolution, J. Camilo Chacón-Duque et al., 'Genome shows no recent inbreeding in near-extinction woolly rhinoceros sample found in ancient wolf's stomach', https://doi.org/10.1093/gbe/evaf239
scitec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15일 05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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