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선 선임기자 = 숲과 나무를 좋아한다면 머릿속에 떠올리는 공간 중 하나로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근처에는 남양주 광릉이 인접하고 있다. 광릉은 조선 세조와 정희왕후의 무덤이다. 푸르른 계절에 능침에 올라가면 무성한 숲이 멀리까지 보이는 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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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광릉 능침에서 숲을 바라본 풍경 [촬영 김정선] 2023.10
고층건물이 많은 대도시에서 이런 풍경을 보기는 어렵다. 도심에서 숲은 소중한 공간이 돼 준다. 서울 강남의 선릉과 정릉(선정릉)은 도심 속 휴식처 또는 녹색 섬으로도 불린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과 9호선 선정릉역 등이 근처에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기가 쉽다. 지난해 가을엔 '제3회 유네스코 선정릉 문화거리 축제'가 인근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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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 있는 중종의 능인 정릉 정자각 [촬영 김정선] 2025.12
2호선 선릉역을 이용하면 10분가량 걸어 도착할 수 있다. 입구에는 세계유산 표지석과 서울 선릉과 정릉 안내도가 있다. 선릉은 성종과 세 번째 왕비 정현왕후의 능이다. 정릉(靖陵)은 중종의 능이다. 성종과 정현왕후의 아들인 중종은 연산군 폐위로 왕위에 올랐다.
사연 없는 사람 없듯이 왕릉에도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다. 조선왕릉 누리집에 따르면 중종의 능은 처음에는 고양 서삼릉에 있는 그의 두 번째 왕비 장경왕후의 능 근처에 만들어졌다. 그의 세 번째 왕비로 유명한 문정왕후는 자신이 중종과 함께 묻히기를 원했다. 중종의 능은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하지만, 비가 오면 자주 침수된다고 해 문정왕후는 사후에 현재의 서울 노원구(태릉)에 묻혔다. 중종의 첫 번째 왕비 단경왕후의 능은 양주(온릉)에 있다. 왕과 세 명의 왕비가 각각 다른 곳에 묻힌 이야기에 뭇사람들은 흥미로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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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 정현왕후릉의 무석인과 석마 [촬영 김정선] 2025.12
선릉은 서로 다른 언덕에 능침을 조성한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 형태다. 정자각 앞에서 봤을 때 오른쪽 작은 언덕이 정현왕후, 왼쪽 언덕이 성종의 능이다. 정릉과는 달리 선릉은 능침 근처까지 걸어갈 수 있다. 물론, 바로 앞에는 제한구역으로 CCTV 촬영 중이며 들어가지 말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있다. 울타리 앞에 서면 문석인(왕을 보좌하는 문인 모습의 석물)과 무석인, 석마(말 모양의 석물)와 석양 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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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 성종릉의 문석인 [촬영 김정선] 2025.12
선릉을 보고 출구로 향하는 길에는 아담한 역사문화관이 있다. 선릉과 정릉을 소개하는 전시물과 영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선릉과 정릉은 임진왜란 때 왜적에 의해 파헤쳐지는 수난을 겪었다. 전시물에는 이런 설명도 들어가 있다. "1970년대 강남 지역이 개발되면서 선릉과 정릉 주위로 높은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게 돼 두 능은 도심의 회색 숲속에 있는 녹색 섬처럼 남게 됐다"는 내용이다. 현재의 모습을 단편적으로나마 알려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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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촬영 김정선] 2025.12
조선왕릉에 갈 때면 그곳이 이전에 소풍 또는 나들이 장소였다는 말을 듣곤 한다. 어떤 곳에선 능침의 석물을 제지받지 않고 접할 수 있었다는 옛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때로는 능역이 훼손되고 분절됐다는 지적도 들었다. 진입공간과 제향공간, 능침공간이 연결돼 있지 않고 일부가 단절돼 있으면 관람 동선이 중간에서 끊기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선릉과 정릉을 방문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스쳐 지나갔다. 단체 관람객은 물론이고 한두명씩 찾아오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오래된 풍경이지만, 도심에선 흔치 않은 광경임을 새삼 되짚어 본다.
js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06일 06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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