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상' 서아프리카 밴드, 멤버 출신국 말리 '여행제한조치'로 제동
英극단, 나이지리아 출신 스태프 이유로 입국보류…"공연자 입국 30% 감소"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아프리카를 비롯한 이른바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더기 입국 제한으로 이들 국가 출신 예술가들의 미국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록밴드 '티나리웬'은 지난달 북미 투어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이 밴드의 멤버들이 대부분 서아프리카의 말리 출신인데, 트럼프 행정부가 말리를 포함한 19개국을 입국금지 대상으로 분류하면서다.
이 밴드는 2012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밴드 매니저 패트릭 보탄은 19일(현지시간) NYT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미국 투어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미국 입국을 위한 비자 신청은 예전에도 불편하고 까다로웠지만,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한층 심해졌다. 특히 제3세계 출신을 잠재적 불법 이민자·범죄자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장벽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예멘·아프가니스탄·미얀마·차드·콩고공화국·적도기니·에리트레아 등 12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했다.
그러더니 12월에는 라오스·시에라리온·말리·니제르 등 7개국을 입국 금지 대상에 추가하면서 말리 국적자들이 포함된 밴드 티나리웬의 미국 투어가 가로막힌 것이다. 국토안보부는 해당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를 30개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뉴욕의 연극 축제에 참여하려던 영국 극단 '쿼런틴'의 비자 발급이 거부된 일도 있었다. 극단 스태프 중 2명이 나이지리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입국 심사가 보류된 탓이다.
이들은 영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 이민심사국은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40개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국적과 무관하게 심사 절차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민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국무부의 비자 발급 절차를 밟을 수 없다.
국무부는 이와 별개로 75개국 시민의 이민 비자 신청 처리를 곧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발표되지 않았다.
미국 입국이 허가될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아예 비자 신청 자체를 단념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 투어 경험이 있는 쿠바 밴드 '쿠바니시모'의 트럼펫 주자 헤수스 알레마니는 30주년 투어에서 미국을 제외하기로 했다. 그는 멕시코 시민권자지만, 쿠바 출생이라는 이유로 비자 발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해서다.
과거의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검열하는 데 대한 거부감, 유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제도 적용 등도 이유로 꼽았다.
공연 예술가의 이민·비자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매튜 코비 변호사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공연예술전문가협회 행사에서 "올해 미국을 찾는 해외 공연자 수가 30%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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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리웬 공식 홈페이지]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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