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 원하는 트럼프?…다시 소환되는 '플라자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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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도 미일 당국 개입 가능성 주목

'마러라고 합의' 가능성도 거론

금값 랠리 속 달러화 4개월 만에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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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미국과 일본이 과도한 엔화 약세를 막고자 외환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 금융가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외환 시장 개입은 전례를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드문 일이지만, 최근 정황을 볼 때 1985년 '플라자 합의'를 연상시키는 수준의 공동 대응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월가, 엔화 개입 가능성에 촉각 곤두세워'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 재무부가 23일 이례적으로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시행하면서 이런 추정에 불을 붙였다고 진단했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이 시중 은행 등을 상대로 환율 수준 등을 문의하는 절차로, 통상 시장 개입의 전 단계로 받아들여진다. 이 소식 만으로도 23일 하루 사이 엔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1.7%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6일 전날보다 0.6% 하락한 97.040을 기록해 최근 4개월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달러 약세에 대비하려는 헤지(위험분산) 수요가 몰리면서 강세를 이어갔다.

금 현물 가격은 26일 미국 시장에서 장중 온스당 5천100달러를 넘기도 했으며, 한국 시간 27일 오전 10시40분 기준 5천59.7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은 레이트 체크의 이유에 관한 질문이나 논평 요청에 답을 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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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월가에서는 대체로 트럼프 행정부가 엔화 약세 저지에 나설 이유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화 강세는 달러화 약세를 뜻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원했던 구도라는 것이다. 약달러는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미국 내 제조업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친미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지원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화 약세 문제는 에너지 등 일본의 생필품 수입 비용을 늘려 민생을 위협하는 만큼,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생명과도 직결된 사안이라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지원하고자 작년 200억달러(약 29조원)의 대규모 통화 스와프 등으로 페소화 방어에 개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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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월가 일각에서는 미일 양국이 '플라자 합의'를 연상시키는 공동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플라자 합의는 1985년 9월 미국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 모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5개국 재무장관들이 인위적으로 달러 가치를 절하시키기로 합의한 것을 일컫는다.

일각에서는 플라자 합의와 유사하게 트럼프 행정부가 '제2의 플라자 합의',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를 추진할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호주계 자산운용사인 피나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앤서니 도일 수석 투자 전문가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국내 (경제적) 압박이나 글로벌 파급 리스크 없이는 독자적으로 엔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2의 플라자 합의'도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재무부가 시장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현 사태가 외환 시장의 통상 변동 상황을 넘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WSJ은 미 재무부가 현재 2천억달러(약 290조원)에 달하는 '외화 안정화 펀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시장 개입이 결정되면 이 펀드를 써 엔화를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일 양국의 시장 개입은 여파가 매우 클 전망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최대 고민거리다. 이는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서 미국 주식 등 다른 나라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뜻한다. 일본의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이뤄진 엔 캐리 트레이드는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경우 대거 청산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미국 증시도 하락세를 탈 수 있다.

현재 원화 가치는 엔화를 따라가는 추세라 엔화 강세 전환은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지 확대 1985년 플라자 합의가 이뤄진 뉴욕의 플라자 호텔

1985년 플라자 합의가 이뤄진 뉴욕의 플라자 호텔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은 최근 수십 년 사이 달러와 외환의 시장 가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지켜왔고, 이 원칙을 깨고 시장에 개입한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

미국이 엔화 환율에 개입한 최근 사례는 2011년이었다. 당시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엔화 가치가 요동치자 미국과 다른 G7(주요 7개국) 회원국들은 엔화를 매도해 시장을 안정시킨 바 있다.

ta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7일 12시16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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