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워치] 굳어지는 고환율…후폭풍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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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 서울 명동 환전소. [연합뉴스=자료사진]

서울 명동 환전소. [연합뉴스=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백약이 무효다. 정부의 갖은 대책에도 원/달러 환율이 넉 달째 1,400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달러를 숨겨놓고 있는 수출기업이나 미국증시 투자를 부추기는 증권사를 상대로 으름장을 놓고 서학개미의 귀환을 촉진할 유인책도 발표했지만 효과가 없다. 작년 말 1,420원대로 떨어졌던 환율은 올해 들어 날마다 올라 하락 전 수준을 회복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구두 개입으로 상승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약효가 얼마나 갈지 의문이다.

고환율이 그야말로 '뉴노멀'이 됐으니 고환율이 가져올 후폭풍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달러에 견준 원화 가치가 떨어져 해외에서 수입하는 물품의 가격이 비싸지면서 물가를 끌어올릴 우려가 크다. 물가 상승은 민생을 악화시켜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 작년 12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7% 올라 6개월째 상승 행진을 지속했다. 유가는 내렸지만 환율 효과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렸다. 수입 물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최근까진 그나마 유가가 안정세였지만 이란 사태로 중동 불안이 확산되면 유가는 언제라도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지 확대 [그래픽] 원/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 원/달러 환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미국 재무 장관의 구두 개입과 한은의 금리동결 결정으로 1,470원 밑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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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시장 불안으로 금리도 오르는 추세다. 금융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중은행의 주담대가 연 6%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15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인하 사이클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통화정책 의결문에선 '금리인하 가능성'이란 문구를 아예 빼버렸고 금통위원 중 금리를 내리자던 소수의견도 사라졌다.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면 시중 금리의 상승세가 더 확산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고환율이 금리 동결의 주요 이유였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고환율이 수출기업들에겐 도움이 된다지만 그것도 과거 얘기일 뿐이다. 원자재나 중간재를 수입하는 수출기업이 늘면서 고환율이 기업에도 악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설문 결과 국내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경제 성장을 제약할 위험 요인으로 고환율을 꼽았고 특히 중소기업은 고환율로 이익이 생겼다는 응답보다 피해를 봤다는 응답이 훨씬 많았다.

이미지 확대 작년말 외환보유액 4천281억달러

작년말 외환보유액 4천281억달러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지난해 말 외환보유액이 환율 변동성 관리 등에 쓰이면서 7개월 만에 줄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천280억5천만달러(약 618조원)로, 전월보다 26억달러 감소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2026.1.6 cityboy@yna.co.kr

더구나 외환위기 트라우마가 있는 우리에게 외환보유액이 줄었다는 소식은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환율 방어 등에 외환보유액 26억달러를 썼는데도 환율이 제자리라면 앞으로 또 시장개입에 얼마를 소진해야 할지 가늠조차 어렵다. 환율 안정을 위해 서학개미의 귀환과 성장률 제고 모두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꺾어 보유 달러를 시장에 팔게 만들 방안이 당장 시급하다. 국내 외환시장 관련 사령탑의 구두 개입은 약발이 안 먹혀 남의 나라 재무장관의 구두 개입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라니 상황이 참으로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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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16일 06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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