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대체 부지로 이전 불가'라더니…정부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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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동서울변환소 관련 하남시 주민들과 두 번째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12.13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주민 반발에 지연된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과 관련해 정부와 사업자인 한국전력이 다른 부지도 검토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정부가 '0단계'라고 부를 만큼 국가 기간 전력망 구축 사업 중 가장 우선하는 사업을 두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국에 대규모로 전력망을 확충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기후부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전날 업무보고에서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과 관련해 "주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정부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의 공식 명칭은 '동서울변전소 옥내화와 초고압 직류송전(HVDC) 변환소 증설 사업'이다. 동해안부터 수도권까지 이어지는 280㎞ HVDC 송전선로의 서울 쪽 종단설비를 마련하는 사업이다. '동해안∼수도권 HVDC 송전선로'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가운데 가장 중요한 노선으로 꼽힌다.
경기 하남시 감일신도시 등 동서울변전소 주변 주민은 변환소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소음이 건강과 생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변환소 건설에 반대한다.
이에 하남시도 변환소 증설 관련 인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주민이 요구한 팔당댐 상수원보호구역 내 부지, 동서울변전소 인근 다른 마을, 동서울요금소 인근 옛 미군 기지 터 등을 대체 부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민들이 대체 부지로 언급한 부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동서울변환소 부지가 바뀔지는 미지수다.
한전 관계자는 "동서울변환소를 2027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로 더 지연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주민이 말씀하시는 사항을 충분히 검토해서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양해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현재 부지보다 합리적인 부지가 있다면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변환소 준공이 이미 계획보다 많이 늦었는데 부지를 옮길 시 더 늦어지는 점도 고려 사항"이라고 했다.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과 관련해 정부와 한전의 입장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한전은 동서울변환소 증설 관련 인허가를 내주지 않은 하남시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 작년 하남시의 결정이 부당하다는 결과를 얻어 낸 바 있다.
이처럼 한전은 그간 동서울변전소 내 변환소를 증설하는 것이 문제가 없고, 그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지난달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주민을 만나 사업 재검토를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주민이 이전을 요구한 부지는 협소하고 이전 시 인허가 절차 등에 8년 이상 사업 지연이 발생해 이전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날 돌연 대체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정부는 작년 10월 동해안∼수도권 HVDC 송전선로를 전력망특별법에 따른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로 지정했다. 전력망특별법 핵심 중 하나는 지자체가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 구축에 필요한 인허가 여부를 60일 내 회신하지 않으면 허가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이다. 그런데 정부는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에도 이를 적용할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후부 관계자는 "인허가 간주는 한전이 사업시행을 공고한 뒤 기후부에 실시계획 인가를 신청해 기후부가 관계기관에 관련 회람을 진행하는 날부터 날짜를 세서 진행한다"면서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은 아직 시행을 공고하지도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부와 한전은 대체 부지 검토를 언제까지 진행할지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에 다가올 지방선거를 의식해 '보여주기식 검토'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다른 송전선로 구축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각에서는 기후부와 한전이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과 관련해서만 단호하지 못하다는 힐난도 나온다. 지방에서 진행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대체로 절차적으로 문제만 없다면 주민 반발에도 강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에 대해선 행정심판 등으로 정당성을 확인하고도 대체 부지 검토까지 나아갔다는 것이다.
jylee2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13일 14시09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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