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수요 많은 구조 지속"…KB·하나·우리 "기준금리 연중 동결 가능성도"
"AI·반도체 주식 유망…금·달러 분산 투자로 리스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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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각 금융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임지우 기자 =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환율을 끌어올렸던 구조적 달러 수급 요인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1%대 후반까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그룹 수장들은 새해 이런 경제·금융 환경 속에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대체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 국내외 주식을 꼽았다.
◇ "1,400원대 환율 상수로…충당금 적립으로 건전성 충격 대비"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지주 회장은 4일 연합뉴스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쉽게 내려가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신한·농협 금융은 올해 평균 환율 수준으로 1,400원대 중후반을 제시했고, 하나금융도 환율이 상반기까지 1,40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KB·우리금융은 '상반기 1,400원대, 하반기 1,300원대 후반'의 흐름을 전망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도 개인의 해외주식 매수세 지속과 대미 투자협정 관련 달러 유출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다만 한미 간 성장률과 금리 격차가 축소되고, 현재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경우 달러 수급 균형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상반기 환율이 당국의 적극적 개입으로 1,440원대에 머물다가 하반기에는 다시 1,460원 선으로 오를 수 있다면서 "고환율이 상수라는 인식 하에 수출입 기업 등은 외화 부채 및 투자 계획 등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국내 경기 회복과 내외 금리차 축소,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에 따른 외환수급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는 다소 환율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해 연평균 환율이 1,420원대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달은 원인으로 한미 금리 격차 등 원화의 구조적 약세,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수급 불균형 등을 꼽았다.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국내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환율 추가 상승 기대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고환율이 고착할 경우 국내 투자는 더욱 부족해지고 해외 투자로 자금이 이동해 경제 성장 모멘텀이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해외투자보다 국내 투자 기대 수익률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그룹 수장들은 고환율에 따른 은행 외화 부채비율 등 건전성 우려에는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환율 상승 흐름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해 자본비율 관리 부담, 중소기업의 대출 상환·비용 부담 증가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등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환율 상승으로 자본 비율이 악화하는 수준인 '환율 민감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등 수출 견조·내수 회복 완만…물가 상승률 2% 내외"
금융그룹 수장들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 후반까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우리·농협 금융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로 제시했고, KB금융은 1.6∼1.8%, 하나금융은 1%대 후반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국은행(1.8%)과 정부(2%) 전망치와 같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다.
이들은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고환율 부담 등을 성장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양 회장은 "반도체·조선 등 주력 산업 중심으로 수출은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내수는 소비 회복과 정책 효과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미국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전통 제조업의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중소기업 경기 부담을 가중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은 올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한은과 비슷한 2% 내외를 제시했다.
KB·신한·우리는 2.0% 내외, 하나금융은 1%대 후반 상승률을 예상했다. 농협금융의 전망치는 가장 높은 2.2∼3.0%였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국제유가 및 기대물가 하락, 정부의 물가 안정 의지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고환율 장기화로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 "한은 기준금리 인하 0∼2회…대출금리 더 오를 수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나 횟수와 관련한 질문에는 대체로 '많아야 한 차례 정도 금리가 낮아지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답변이 주를 이뤘다.
함 회장은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이 남아있고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도 있어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 역시 "한은이 금융 안정에 유의하면서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이르면 2분기 또는 3분기 기준금리를 연 2.25%까지 추가 인하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제 성장률이 2% 이상으로 빠르게 개선되거나 원/달러 환율과 주택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갈 경우 기준금리가 2.50%에서 동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재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보다 은행 조달비용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면서 "현재 6∼7%대 수준의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올해도 횡보하거나 일부 구간에서는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주택가격 상승세와 환율 안정 여부에 따라 2분기 이후 추가 금리 인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으며, 최종 기준금리는 2.00(2회 인하)∼2.50%(동결) 범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AI·반도체 슈퍼 사이클 지속…불확실성 대비 금·달러 등 분산투자 고려"
금융그룹 수장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AI와 반도체 관련 미국·국내 주식 중심의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봤다.
양 회장은 "기업 이익 증가와 유동성 확장 효과로 우호적인 증시 환경이 예상된다"며 "상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업종 이익 성장이 증시 전체를 견인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함 회장 역시 "새해도 미국 주식시장은 꾸준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도 "미국 주식 외에도 반도체 중심의 한국 주식 투자 매력이 높으며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이 뒷받침된 코스닥도 유망하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 및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달러와 금을 함께 담으라는 조언도 있었다.
양 회장은 "물가 상승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금과 달러를 일정 비중 이상 편입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는 자산 배분 전략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진 회장은 "통화 분산 관점에서 달러 자산을 중장기적으로 일부 보유하는 전략과 방어 자산으로서 금 투자를 활용하는 접근을 고려할 수 있다"고 권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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