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유인해 전쟁터로"…러 전선서 '인간 지뢰탐지기' 된 동남아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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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2000~2300달러(약 290만~330만원)와 러시아 시민권' 유인

[뉴시스] 러시아군에 동원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필리핀 국적의 존 패트릭.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러시아군에 동원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필리핀 국적의 존 패트릭.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러시아가 취업을 미끼로 동남아시아의 저소득층 청년들을 유인한 뒤 전선에 투입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들이 지뢰밭을 앞장서 통과하는 등 이른바 '인간 지뢰 탐지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 전문지 더디플로맷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동남아 온라인 사기 조직의 수법을 이용해 점점 더 많은 전투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군과 연결된 브로커들은 경제적 이유로 러시아 이주를 희망하는 동남아 청년들이 모인 소셜미디어(SNS) 채팅방에 접근해 "월급 2000~2300달러(약 290만~330만원)와 러시아 시민권을 주겠다"는 식으로 유인한다.

러시아는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으로 외국인 취업 문턱이 낮은 편이어서 동남아 빈곤층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여겨진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그러나 청년들은 러시아에 도착하는 즉시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러시아어로 작성된 문서에 서명을 강요받는다. '청소 업무 계약서'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군 입대 지원서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피해자 상당수가 러시아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후 이들은 일주일가량의 기초 훈련만 받은 채 최전선에 배치되며, 대규모 병력을 소모전에 쏟아붓는 '고기 분쇄기(meat grinder)' 전술에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으로부터 '마야치키(작은 신호등)'라고 불리는 이들은 적의 사격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선두에서 이동하거나, 지뢰밭을 먼저 통과하는 역할을 맡는다. 즉, '인간 지뢰탐지기'로 이용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매체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필리핀 국적의 존 패트릭 사례를 소개했다. 매체는 "그의 유품은 부대 번호와 지휘관 이름이 적힌 메모지뿐이었으며, 시신도 본국으로 인도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일부 보고서에서는 전선에 투입된 외국인 신병의 평균 생존 기간이 72시간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따른 동남아 각국의 대응은 엇갈린다. 인도네시아는 러시아군에 입대한 자국민의 시민권을 즉각 박탈했고, 필리핀은 공항에서 러시아행을 차단하며 관련 인원을 인신매매 피해자로 보호하고 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 역시 법적 제재를 통해 용병 입대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반면 라오스는 정부 차원에서 공병대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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