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조세이탄광서 유골 찾은 韓잠수사 "가족에 빨리 돌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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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 등 유골 4점 수습…韓日정상 'DNA 감정 협력' 합의에 탄력받을 듯

"일본 시민단체에만 맡기지 말고 한국도 주도적 역할 하길"

이미지 확대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김경수(사진 오른쪽)·김수은(왼쪽)씨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김경수(사진 오른쪽)·김수은(왼쪽)씨

[촬영 홍현기]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5개월 전인 지난해 8월 25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長生) 해저탄광에서는 일본 과거사 문제의 화두가 될 소식이 전해졌다.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과 일본인 47명이 수몰 사고로 숨진 이곳에서 희생자의 대퇴부 뼈 등으로 추정되는 유골 3점이 발견된 것이다. 이튿날에는 희생자의 두개골로 추정되는 물체도 수습됐다.

이후 일본 정부는 유골 수습 지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DNA 감정에 협조하기로 하면서 조세이 탄광은 양국 교류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해저 탄광에서 이들 유골 4점을 찾아낸 주인공은 한국인 잠수사 김경수(43)·김수은(41) 씨.

16년 차 연인인 이들은 1991년 결성된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水非常)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의 발굴 조사에 지난해 4월과 8월 참여했다.

지난 15일 인천 송도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정치적인 문제 때문인지 일본 정부가 DNA 검사를 계속해 미뤄왔는데,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며 "고인이 하루빨리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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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 발견 당시 영상

[김경수·김수은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은 김경수·김수은 씨와의 일문일답.

--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지난해 8월 발견된 대퇴부 뼈, 팔뼈, 두개골 등은 누가 봐도 조세이 탄광 희생자의 유해로 판명된다. 일본 시민단체가 유해를 일본 경찰에 넘겼으나 정치적인 문제 때문인지 DNA 감정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관계 개선 논의를 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 발견된 유해가 한국인이라면 하루빨리 한국에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발견 당시 상황은 어땠나.

▲ 지난해 4월(일본 시민단체의 3차 조사)에는 탄광의 주 출입구가 막혔는지 확인하고 다른 통로가 있는지 확인하러 들어갔는데 물속에서 시야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주변을 더듬어가면서 확인하니 (주 출입구는) 완전히 무너져서 막힌 상태였고 피어(환기구의 일종)에도 구조물들이 쌓여 있어서 바닥으로 내려갈 수 없었다. 이후 일본 잠수사 이사지 요시타카 씨가 구조물을 치우면서 추가 입구를 발견했고 저희에게 연락이 왔다. 하지만 8월 25일(6차 조사)에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사지씨는 몸이 다친 상태라 저희 둘만 들어갔는데, 본 갱도와 보조 갱도가 만나는 곳 수심 40여m 지점에서 대퇴부 뼈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발견했다. 어디 넣을 데도 없어서 손으로 그냥 들고나왔다.

-- 당시 현장 반응은.

▲ 누가 봐도 유해로 판명이 되는데 일본 경찰은 처음에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였다. 신발을 신고 있는 뼈를 찾으면 동물의 뼈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시민단체가) 요청해서 (다음 날) 다시 들어갔는데 더 의미 있는 두개골을 발견했다. 인골이 발견된 지점은 이사지씨가 이미 살펴봤던 곳인데 두개골도 돌처럼 보여서 그냥 지나쳤던 것 같다. 두개골이 나오면서 탄광 유해로 최종 판명이 된 것인데도 (일본 경찰은) DNA 검사를 계속 미뤄왔던 것 같다.

-- 발굴 조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 이사지씨와 2024년 12월 일본 오키나와 옆 미나미다이토 섬 동굴 탐사를 하면서 조세이 탄광에 대해서 들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안 하려고 했다. 탄광에 들어가려면 더욱 비싼 다른 장비를 새로 사고 교육도 받아야 했다. 1인당 2천500만원씩 5천만원을 사비로 써야 했다. 그래도 돌아오시지 못하고 있는 한국 분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한번 해보기로 했다. 비용이 부족해 무리해서 대출도 받았는데 아직 다 갚지는 못했다. 저희는 마지막 빙하기 시대 때 흔적을 보러 멕시코에서 11년째 동굴 탐사를 하는 등 관련한 경험이 많아서 만약에 유골이 있다면 놓치지 않을 자신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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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발견된 두개골

[김경수·김수은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추가 조사를 하면 더 많은 유골이 발견될 것 같은가.

▲ 저희가 (작년 8월 조사 때) 맨눈으로 확인한 것만 최소 4구다. 탄광의 대부분 통로가 막혀 있다 보니 추가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다. 통로가 좁아 크레인 장비로 수백m를 들어가 잔해물을 제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무너진 잔해물을 제거하다가 추가 붕괴가 발생하면 더 큰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물을 빼내는 동시에 보강 작업을 하면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고 하던데 일본 시민단체는 대략 6천억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로선 다이버가 직접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 올해 2월에 외국인 다이버들이 참여하는 추가 조사 계획이 있는데 기존에 발견된 유해를 가지고 나오는 데만 시간을 다 쓰지 않을까 싶다.

-- 앞으로 어떻게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나.

▲ 제 가족이 있다고 해도 시민단체가 추산한 것처럼 6천억원을 세금으로 쓰자고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큰 비용을 여기에만 집중해서 지원해달라고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지원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시민단체에서 발굴 조사를 위해 모금한 비용이 처음에는 1억원이고 나중에 2억원을 했다고 한다. 양국 정부에 이 정도 비용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일본 시민단체 주도로만 발굴 조사가 진행되면서 저희를 포함한 한국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시민단체에만 맡기기보다는 한국도 의사결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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