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축출] 생필품 사재기 나선 베네수엘라인들…재외국민들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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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거리에 사재기 행렬도…불안한 주민들 "전쟁터 같은 침묵", "한숨도 못자"

탄압 두려움에 거리 시위도 자제…재외 베네수엘라인들은 "땡큐 트럼프"

이미지 확대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한 수퍼마켓 앞의 긴 대기줄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한 수퍼마켓 앞의 긴 대기줄

[EPA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3일(현지시간) 새벽 자국 수도가 미국의 공격을 받은 데 이어 대통령까지 미군에 체포돼 축출되자 베네수엘라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 CNN 방송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의 공습이 끝나고 날이 밝은 카라카스 거리의 풍경을 전했다.

갑작스런 격변에 대다수 시민들은 외출을 삼가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전국적으로 교통량이 매우 적었고, 운행 중인 대중교통이 부족해 많은 직장인이 출근하지 못했다. 몇 안 되는 영업 중인 주유소 앞에는 긴 차량 행렬이 늘어섰다.

간혹 식료품과 의약품 등 생필품을 사러 나온 주민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문이 닫힌 걸 확인하고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문을 연 상점들 앞에는 미리 물건을 구입해 쟁여 두려는 주민들로 붐볐다. 일부 상점들은 한 번에 두 명씩만 입장시키면서 문 앞에 긴 대기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겉으론 고요해 보이지만, 주민들의 혼란과 불안은 컸다.

카라카스의 한 운전기사는 CNN에 "전쟁터 같은 분위기"라며 "침묵이 많은 걸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게 비교적 평온하지만, 물자 부족 사태가 올 수 있다"며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고, 모두 허를 찔렸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확대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산한 거리 모습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산한 거리 모습

[EPA 연합뉴스]

카라카스 주민 다니엘라(27)도 블룸버그에 "인터넷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고,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부디 이번 일로 악몽이 끝나길 바란다"고 했다.

베네수엘라 군 당국자들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강조하며 국민들에게 거리로 나가 주권 수호를 외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실제 거리로 나와 집회를 열고 미국 국기를 불태우는 마두로 정권 지지자들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민은 두려움에 떨며 집안에 머물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집안 발코니에서 흥겨운 음악을 틀거나, 창가에서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미군의 작전을 지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탄압에 대한 우려로 거리로 뛰쳐나온 이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미지 확대 3일(현지시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 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 도랄에 모인 베네수엘라인들.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을 축하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 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 도랄에 모인 베네수엘라인들.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을 축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반면 해외에 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에 기뻐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칠레, 멕시코, 아르헨티나 수도를 비롯해 미국 마이애미에서 베네수엘라인 수천 명이 모여 베네수엘라 국기를 흔들며 춤을 추며 포옹했다.

8년간 칠레에 살았다는 야스메리 가야르도는 AFP통신에 "우리에겐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곧 고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이애미에 모인 베네수엘라인들은 베네수엘라 국기로 몸을 두르고 "땡큐 트럼프"라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아나 곤살레스는 "오늘, 1월 3일 해외에 사는 베네수엘라인들의 꿈이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noma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04일 12시2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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