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위법판결] 인도·동남아, 상호관세 무효에 '일단 눈치보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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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관세 엄포에 '나섰다가 찍힐라'…무역합의 유지 여부 고심할 듯

말레이시아 "동향 면밀히 주시…더 명확한 정보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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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DC EPA=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한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인도와 동남아 각국 정부들이 일단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내부적으로 복잡한 계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효화된 상호관세 대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10%의 새로운 관세와 무역법 301조 등에 근거한 나라별 관세 부과 등 새로운 무기를 들고나온 가운데 섣불리 나섰다가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무역 합의 준수를 강조하는 가운데 이미 자국 시장 개방·미국산 상품 대량 구매 등 '값비싼 선물 보따리'를 약속한 인도·베트남 등 국가들은 기존 방침을 유지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2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스타에 따르면 조하리 가니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판결 이후 미국의 법률·정책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하리 장관은 말레이시아가 미국과 상호무역협정을 체결했지만 아직 비준하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최근 상황 전개의 의미를 조심스럽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10% 관세의 범위와 영향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하리 장관은 "현재로서는 이런 조치들이 어떻게 시행될지, 추가적인 조정이 있을지 더 명확한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의 이전 발언들을 고려하면 미국이 여전히 일방적인 관세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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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리 가니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장관

[스타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밖에 휴일인 이날 인도와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 주요국 정부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도의 경우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당분간 공개 발언을 자제하고 미국 내 법적·정치적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인도 매체 NDTV는 전했다.

앞서 이달 초순 양국은 ▲ 인도산 상품 관세율 50%→18% 인하 ▲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 인도 농산물 시장 일부 개방 ▲ 인도의 미국산 상품 약 5천억 달러(약 724조원)어치 구매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매체에 따르면 이번 판결로 인해 인도 등은 일단 기존에 합의된 관세율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10% 관세를 오는 24일부터 150일간 부과받게 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인도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정식 무역협정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커다란 새 변수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시간 20일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판결에도 인도와의 무역 합의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들(인도)은 관세를 낼 것이고, 우리는 관세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우리를 속이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인도와 합의를 했고 이제는 공정한 합의가 됐다"고 덧붙였다.

베트남도 마침 '1인자'인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이 미국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마주 앉아 무역 합의를 논의한 시점에 이 같은 초대형 돌발 변수가 터지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평화위원회 첫 회의 참석을 위해 방미한 럼 서기장은 베트남 3개 항공사의 보잉 항공기 96대 등 약 370억 달러(약 53조6천억원) 규모의 구매 계약을 발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오전 럼 서기장과 첫 회담을 갖고 베트남의 양국 무역 균형 노력과 주요 계약을 환영했다.

특히 베트남을 전략적 수출 통제 대상에서 조속히 제외하도록 관계 기관에 지시하겠다면서 베트남이 내놓은 선물 보따리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 따라 일단 관세율이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한 20%의 절반인 10%로 크게 낮춰지게 됐다.

이에 따라 베트남도 미국과 진행 중인 정식 무역협정 협상에서 기존 합의 방향을 지속할지에 대해 내부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태국 등 주요 동남아 국가들도 이번 판결로 19% 수준의 상호관세가 폐지되고 10% 관세로 대체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나라별 관세 조사·부과 표적이 되지 않도록 애쓸 것으로 관측된다.

jhpar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21일 17시3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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