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생명줄' 열렸지만…"첫날 12명만 출국, 30명 입국거부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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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치료 필요한 부상자만 어린이 4천명 등 1만8천500명

이스라엘, 엄격한 보안심사…화물트럭 이용한 물품반입도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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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가려는 구급차

(칸유니스 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환자들을 싣고 라파 국경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가려는 구급차들이 줄을 서서 대기 하고 있다. 2026.2.3 photo@yna.co.kr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이신영 기자 =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제3국으로 직접 연결되는 유일한 관문인 라파 국경검문소가 2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재개방됐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설정한 까다로운 보안 절차 때문에 첫날에는 소수만 출입할 수 있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오전 9시께 라파 검문소가 양방향으로 열렸지만, 심사가 지연되는 탓에 해가 지고 나서야 팔레스타인 주민 가운데 환자 5명만이 구급차를 타고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스라엘이 매일 팔레스타인 주민 150명씩 가자지구를 나가도록 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훨씬 적다.

AFP 통신도 부상자 5명과 이들과 동행하는 7명을 포함해 총 12명만 이집트로 출국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중부의 알아크사순교자병원에서 신장 투석을 받아온 무스타파 압델 하디(32)는 로이터 통신에 "환자들에게 이 검문소는 생명줄과 같다"며 "정상적인,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치료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전쟁 발발과 함께 전면 봉쇄한 가자지구에는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받을 수 없는 긴급 치료가 필요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어린이 4천명을 포함, 1만8천500명 이상이다.

가자지구의 생활 환경도 열악하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건물의 80%가량이 파괴됐으며 많은 주민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텐트 생활을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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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서 치료 받길 기다리는 가자지구 환자들

(칸유니스 EPA=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팔레스타인적신월사병원에서 치료를 위해 이집트 출국을 기다리는 환자들. 2026.2.3 photo@yna.co.kr

하지만 라파 검문소는 엄격한 감독 아래 제한된 규모로만 운영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라파 검문소를 재개방하면서 보안 조치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으며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는 대상자와 반입 물품도 엄격히 제한한다.

이스라엘과 이집트 당국에 따르면 초기 몇 주 동안은 제3국에서 치료를 승인받은 경우에만 우선 가자지구를 떠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집트 당국은 가자지구 출입 예정자 명단을 매일 이스라엘 측에 제출해 심사받아야 하며 초기에는 화물트럭을 이용한 물품 반입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날 이집트 방면 검문소에도 가자지구로 돌아가려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늘어서 심사를 기다렸다.

이집트 측 관계자는 이날 약 주민 50명이 가자지구로 귀환하기 위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실제로 진입한 주민은 훨씬 적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카타르 매체 알아라비는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돌아가려던 주민 42명 중 30명의 입국이 거부됐고 나머지만 진입할 수 있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자지구에서도 이들은 이동 과정에서 수차례 검문을 받아야 했으며 특히 국경에서 약 500m 떨어진 지점에서는 복면을 쓴 무장대원들이 소지품을 검색하고 일부를 압수해 이스라엘군에 넘겼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3일 성명을 내고 "시온주의자 점령군(이스라엘)은 라파 검문소에서 가자지구로 귀환하려는 팔레스타인 주민,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학대하고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현장 증언에 따르면 여성이 다른 여행객들과 분리돼 눈가리개를 써야 했으며 자신들과 무관한 사안에 대해 장시간 신문 받기도 했다"며 "통행 통제를 넘어서 공포심을 조장하는 조직적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휴전이 2단계에 접어든 만큼 점령군이 라파 검문소를 제한없이 개방해 여행객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도록 중재국들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파 검문소는 작년 1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일시 휴전했을 때 잠깐 재개방됐다가 다시 봉쇄됐었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 검문소를 시범 운영하며 보안 점검을 했다.

이집트 쪽에서는 유럽연합국경지원임무단(EUBAM)이 이집트 당국과 협력해 가자지구에서 나오는 인원을 심사한다. 이집트 당국은 앞으로 가자지구에서 나올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병원 150곳을 준비해뒀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들어가려는 주민에 대한 보안 검사를 위해 라파 검문소 외곽에 레가빔 검문소라는 별도의 시설을 마련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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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나서는 구급차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라파 국경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환자들을 싣고 이집트 방면으로 나서고 있는 구급차들. 2026.2.3 photo@yna.co.kr

d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03일 22시0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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