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재판부 모두 법질서 강조…"민주주의 핵심 가치·헌법질서 훼손"
결과선 차이…"全, 무력 사용해 사상자 발생" vs "尹, 물리력 자제"
이미지 확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면서 30년 전 같은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같고도 다른 양형 취지가 눈에 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법질서 훼손을 주된 양형 사유로 들었다. 1996년 8월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단과 비슷했다.
이날 재판부는 본격적인 양형 이유를 제시하는 데에 앞서 "내란죄는 국가의 존립과 헌법적 기능을 파괴하고 법질서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란죄가 결과범이 아닌 위험범인데도 우리 형법이 이례적으로 높은 법정형을 규정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그 자체로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범죄는 여러 기준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어떤 측면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달리 보는 것이다.
결과 발생을 기준으로는 결과범과 거동범(행위를 함으로써 성립)으로,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정도에 따라서는 침해범(현실적인 침해 존재해야 범죄 성립)과 위험범(위태범)으로 나뉜다.
이 사안에서 재판부는 내란죄는 결과범이 아니라 위험범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정한 결과를 내용으로 하는 게 아니라 법이 보호하는 법익·가치에 위험을 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범죄가 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내란죄는 국가 헌법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위험을 일으키는 그 자체만으로도 중한 처벌을 받는다. 그만큼 범행 자체에 내포된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내란 행위는 합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결국은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했다"며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였다는 데서 비난의 여지가 크다"고 질타했다.
전 전 대통령의 1심 판결문에도 비슷한 취지의 양형 사유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는 이유 중 하나로 "우리 헌정사를 크게 주름지게 한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수괴로서 군 병력을 동원해 12·12사건과 5·17, 5·18사건을 일으켜 헌법질서를 문란케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비상계엄 명분을 배척하는 방식도 유사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모두 비상계엄이 대통령 고유의 통치행위이므로 내란죄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날 형사합의25부는 "피고인은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그 기능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이었다"며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비상계엄 행위에 나아간 잘못을 저지른 것은 명백하게 구분돼야 한다"며 이러한 주장을 배척했다.
전 전 대통령을 심리했던 재판부도 "피고인들은 폭동에 이르는 과정에서 비상계엄 전국확대 선포행위를 이용한 것이고 그 이후에 이뤄진 일련의 조치들은 국가통치권 차원의 계엄 업무의 집행이 아니라 국헌문란의 목적 하에 이루어진 폭동행위로 봄이 상당(타당)하다"고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지 확대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형량을 가른 것은 구체적인 피해 발생 유무로 보인다. 전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는 그의 내란 과정, 그 이후 대통령으로 집권하는 시기에 발생한 실질적인 피해를 상세히 나열했다.
전 전 대통령이 군병력을 동원해 발포하도록 함으로써 수많은 사상을 발생하게 한 점, 피해자와 유족들이 정신적·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 정국을 장악해 대통령이 됨으로써 이를 지켜본 국민들이 느꼈을 정신적 피해가 큰 점 등이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재직 중 경제적 안정에 기여하는 등 업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크게 참작할 수 없다"며 "법정 최고형을 피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반면 이날 형사25부는 "(윤 전 대통령이)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사정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탄 소지 등 직접적인 물리력이나 폭력을 행사한 상황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점 등을 참작했다는 것이다.
형량은 다르지만 윤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에 이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형법 개정 전 내란 수괴)로 피고인석에 앉아 법의 심판을 받은 두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이들의 1심 선고는 모두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이뤄졌다.
12·12 군사반란과 5·18 내란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 전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1심 형량은 징역 22년 6개월이었다. 그는 2심에서 징역 17년으로 감형됐고 마찬가지로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winkit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9일 20시53분 송고


![[부고] 김경환(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씨 모친상](https://r.yna.co.kr/global/home/v01/img/yonhapnews_logo_1200x800_kr01.jpg?v=20230824_1025)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