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채용시험 문제 유출한 경북대 교수들, 징역형 집유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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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원자에 '공개수업 연주곡명' 미리 알려줘…"엄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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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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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교수 채용 과정에서 자신들이 점찍어둔 지원자가 합격할 수 있도록 실기심사 내용을 미리 알려준 당시 경북대 음악학과 교수 2명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위계공무집행방해와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57)·조모(47) 전 경북대 교수에게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이들은 2022년 6월 진행된 음악학과 피아노 전공 교수 채용 과정에서 자신들이 채용 예정자로 선정해 놓은 지원자 A씨가 실기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평가에 사용할 공개수업 연주곡을 미리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채용 절차 3단계 실기심사에서는 지원자들이 직접 피아노곡 3곡 이상을 연주하는 '공개연주'와 지원자가 학생의 연주를 듣고 즉석에서 교습하고 학과 발전방안 계획을 발표하는 '공개수업'으로 구성됐다.

김 전 교수는 음악학과 내 유일한 피아노 전공 교수로서 직접 '쇼팽 환상곡 Op.49' 등을 공개수업 연주곡으로 지정해 이를 관현악 전공 조 전 교수에게 알려줬고, 조 전 교수는 이를 재차 A씨에게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단계인 면접심사 대상자로 선정됐고, 그해 9월 교수로 임용됐다.

앞서 1심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이들에게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국립대 교수로서 청렴성과 도덕성을 지녀야 함에도 지위와 신분을 망각한 채 범행을 저질러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수사기관에서부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늘어놓고 있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은 공개수업 연주곡명이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곡이어서 유출됐다 하더라도 A씨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A씨가 직접 연주곡명을 듣고 마음의 안정을 얻고자 악보를 내려받았다고 진술했듯 이미 다른 후보자들보다 상당히 유리한 시작점에서 실기시험을 봤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2심 판단도 같았다. 김 전 교수는 '공개수업의 연주곡명이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공개 채용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고, 누설될 경우 그 공정성을 위협받을 수 있는 사항으로 보기에 충분하다"며 이런 주장을 물리쳤다.

2심은 "피고인들은 원심의 형이 확정될 경우 교수의 지위를 잃게 된다"면서도 "피고인들의 행위로 국립대 교수 공개채용의 공정성이 훼손됐고, 다른 지원자들은 공정한 경쟁을 통한 정당한 심사를 받을 기회를 상실했다. 책임을 엄히 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들이 재차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도 이런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1일 06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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