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산 것처럼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혐의
"수수료, 피해 재산…현행법상 추징 불가" 주장
대법 "범죄단체활동죄 관련 재산 추징 가능해"

이처럼 조직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어도, 수수료가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피해 자금의 일부일 경우 그 수수료가 추징이나 몰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3명의 상고를 이처럼 기각하고 1인당 추징금 2억1750여만원을 명령했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피고인들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상품권 매매 업소를 운영한 대표와 업무를 보조한 그의 가족이다.
이들은 지난 2023년 1월~2024년 3월 전화금융사기 또는 불법도박 조직의 의뢰를 받고 수수료를 공제한 뒤 허위 거래명세서를 끊어주는 식으로 총 2175억원 상당의 범죄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조직 총책이나 조직원의 의뢰를 받고 범죄 수익금을 계좌로 받은 뒤, 수수료를 떼고 돈을 돌려주며 마치 상품권을 사고 판 것처럼 꾸몄다는 게 검찰의 지적이다.
피고인들은 혐의를 자백했고, 1심은 업소 대표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등 모두 유죄로 판결했다.
아울러 수수료 전액에 해당한다고 본 6억5250여만원(범죄수익 0.3%)을 3명이 똑같이 나눠 내라며 추징을 명령했다.
A씨 등은 추징 명령에 불복해 항소 및 상고했다. 자신들이 받은 수수료는 몰수가 금지된 '범죄피해재산', 즉 피해자들에게 반환돼야 할 재산이라고 주장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8조는 ▲범죄수익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범죄수익의 은닉·가장·수수 등에 관계된 범죄수익이나 그에 따라 생긴 재산 등은 몰수할 수 있지만, 범죄피해재산이라면 그럴 수 없다고 예외를 둔다.그러나 2심과 대법은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추징은 부정한 이익을 박탈해 이를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피고인들은 소위 '현금 세탁'에 가담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의뢰) 조직에 거액의 범죄수익이 귀속되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봤다.
또 "피고인들이 취득한 수수료는 범죄행위에 관계된 범죄수익 또는 범죄행위에 의해 생긴 재산 등에 해당해 (법이 정한) 추징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대법도 "사기 범행 실행을 목적으로 한 범죄단체조직 및 활동에 의해 생긴 재산이나 여기서 유래한 재산 등과 관련해 범죄수익 등의 은닉·가장·수수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의 경우, 범죄단체조직죄나 범죄단체활동죄를 저지르지 않았거나 가담하지 않았어도 해당 수익을 몰수 또는 추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범죄피해재산, 즉 '재산에 관한 죄 등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해 얻은 재산' 등의 경우에는 법에 몰수나 추징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범죄단체조직죄, 범죄단체활동죄와 같이 별개의 독자적 법익을 함께 침해한 경우까지 이 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판시했다.
한편 업소 대표 A씨는 2심에서 가중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다른 2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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