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구촌 최대 인구이동 시작됐다…춘제 맞는 中, 귀성 인파로 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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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간 90억명 이동…당국은 춘제 특수에 내수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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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차오양역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차오양역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고향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가득한 모습.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사람이 너무 많아요."(人多 人多·런둬 런둬)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도심의 관문인 베이징역.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역사 안팎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한 손에는 대형 캐리어, 다른 손에는 고향에 가져갈 선물 꾸러미를 든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기차표 구매 사실을 확인하고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검색대를 통과하고 나서야 기차역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기차역 내부 전광판에는 각지로 향하는 열차 편이 빼곡히 표시됐다.

중국은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9일간 춘제 연휴를 보낸다.

14일은 토요일이지만 중국 당국은 연휴를 위해 대체 근무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미 귀성 행렬은 본격화한 모습이었다.

베이징에 직장을 둔 왕모(42) 씨는 고향인 랴오닝성 선양으로 향하는 고속열차를 탈 예정이었다.

그는 "고속열차로 4시간 정도 걸린다"며 "친구 중에는 6∼7시간 가야 하는 사람도 있어 비교적 가까운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 사람들은 상하이보다 가까우면 고속철도를 이용하지만, 그보다 먼 남부나 서부 지역은 비행기를 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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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베이징역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베이징역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고향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

역 출구 쪽에는 반대 방향의 흐름도 눈에 띄었다.

고향에 가지 않고, 부모를 베이징으로 모셔 오는 '역귀성'이다.

대학원생 천모(28) 씨는 "안후이에 계신 어머니가 처음으로 베이징에 오신다"며 "고궁과 만리장성, 톈안먼 광장을 함께 둘러볼 계획"이라고 웃었다.

베이징역과 연결된 지하철역 역시 인파로 가득 찼다.

양방향에서 오는 열차 문이 열릴 때마다 사람들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중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런둬 런둬'를 실감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중국 교통당국에 따르면 올해 춘제 특별수송기간은 1월 중순부터 40일간 이어지며, 전국적으로 연인원 약 90억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철도 이용객은 약 5억명 이상으로 전망된다. 항공 이용객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연휴 직전 이틀과 연휴 마지막 이틀이 가장 붐비는 '피크' 구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베이징을 비롯해 광저우·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중서부·동북 지역으로 향하는 노선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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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베이징역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13일 중국 베이징 베이징역에서 한 중국인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베이징역에서 승용차로 40분가량 떨어진 차오양역의 상황은 더 극적이었다.

차오양역은 주로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 등 주로 동북 3성 방면 열차가 배정돼 있다.

이날 체감 온도는 영하권이었지만, 대합실 안은 인파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베이징에서 지린성 창춘까지 5시간 동안 기차를 탄 뒤 다른 기차로 갈아타고 3시간 이상 가야 한다는 황모(30) 씨는 "고속열차 표를 구하려고 끊임없이 휴대전화 앱을 새로고침했다"며 "춘제 기차표를 구하는 것은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 지역은 멀어서 비행기를 타는 사람도 많지만, 비행기 푯값이 너무 비싼 데다가 가족과 짐이 많으면 기차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올해 중국 경제는 부동산 침체와 소비 위축 등으로 둔화 압박을 받고 있지만, 춘제는 여전히 연중 최대 소비 시즌이다.

교통·관광·외식·선물 수요가 집중되면서 단기 소비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중국 당국도 내수 확대를 위해 춘제 연휴 기간 소비 촉진을 위해 20억5천만위안(약 4천298억원)의 지원금을 배정하고, 이를 소비 상품권·보조금·현금 형태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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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베이징역 인근 지하철역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베이징역 인근 지하철이 고향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

최대 소비 기간이라는 점을 반영하듯 기차역 내부 상점들은 붉은 장식과 할인 문구로 가득했고, 기념품 판매대에는 고향에 가져갈 특산품이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었다.

베이징역에서 기념품점을 운영하는 류모(47) 씨는 "냉동 베이징 오리구이가 가장 잘 팔린다"며 "고향의 부모님과 친지들에게 베이징 특산품인 오리구이를 선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춘제는 단순한 명절을 넘어 '세계 최대 인구 이동'으로 불린다.

대도시에서 일하던 수억 명의 노동자가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재회하는 시간이다.

베이징역 대합실 스피커에서는 끊임없이 출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고 사람들은 짐을 끌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9일간의 연휴를 앞두고 지구촌 최대 대이동이 이미 시작됐다.

jkh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4일 08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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