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무위원 선별적 회의 소집…헌법·계엄법 정면위배"
"공수처 '내란죄 수사권' 인정…서부지법 체포영장도 적법"
"사후 계엄선포문은 '허위공문서'…비화폰 숨겨 수사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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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026.1.16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도흔 기자 = 법원이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등 사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의 절차적 하자를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형사 재판에서 비상계엄 사태의 위헌·위법성이 간접적으로나마 확인된 셈이다.
재판부는 그 밖에 '체포영장 자체가 불법', '비화폰 관련 조치는 보안사고 때문', '사후 계엄선포문은 공문서가 아니다'는 등의 윤 전 대통령 측 해명은 대부분 납득하기 어렵다며 물리쳤다.
◇ "계엄 전 일부만 소집한 국무회의, 헌법·계엄법 정면으로 위반"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외관만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과정에서 "국무회의는 대통령의 정책 결정을 보좌하는 헌법상 심의기구"라며 "심의란 대통령에 대한 자문에 불과할 뿐 국무위원의 구체적 권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국무회의의 제도적 의의를 고려할 때 모든 국무위원은 국무회의 구성원으로서 국정을 심의할 권한을 갖는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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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백대현 부장판사 등 재판부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1.16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소집하는 경우 국무위원 전원에게 소집 통지를 해야 하고, 일부 국무위원에 대한 소집 통지가 결여된 경우 해당 국무위원의 심의권이 침해됐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특히 "비상계엄과 같은 국가긴급권 행사의 경우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그 폐해를 막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며 사실상 계엄 전 국무회의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는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뤄져야 한다"며 "대한민국 헌법과 계엄법이 계엄 선포에 관한 국무회의 심의를 특별히 명시한 것 역시 대통령 국가긴급권 행사의 오남용을 막고 그 독단을 견제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선 계엄 선포 여부를 결정하는 데 평시 국가 현안에 관한 국무회의 때보다 국무위원 전원의 의견을 더욱 경청하고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비상계엄 선포에 관해 전례 없이 자신이 특정한 일부 국무위원만 불러 국무회의를 개최해 헌법과 계엄법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일갈했다.
사법부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처음으로 비상계엄 선포의 위법성을 판단한 셈이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밀행성과 신속성이 요구되는 탓에 전원을 소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긴급한 경우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취지의 예외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측의 '국가안보위기', '국정 마비 상황' 주장을 따르더라도 "국무위원 전원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못할 정도로 긴급성과 밀행성이 요구되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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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보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026.1.16 ondol@yna.co.kr
◇ 尹 '공수처 수사권·체포영장 관할' 주장 전부 배척…"직권남용·공무집행방해"
윤 전 대통령 측은 자신에 대한 영장이 불법이라거나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등 그간 수사 과정을 하나하나 문제 삼으며 무죄를 주장해왔으나 법원은 이를 단호히 물리쳤다.
재판부는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어 체포영장 자체가 불법이란 주장에 대해선, 재직 중인 대통령에게 불소추특권이 있다 하더라도 '수사'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며 공수처에 직권남용 수사권이 인정되고 그 관련 범죄인 내란죄 수사권도 있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점도 문제 삼아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실에서 이뤄졌고 공수처가 피고인의 혐의 사실에 대해 수사할 당시 피고인은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 거주했다"며 "따라서 용산구를 관할하는 서부지법에 형사소송법상 토지관할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피의자 체포를 위한 수색의 경우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고 정한 형사소송법 110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판시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서부지법이 발부한 1차 체포·수색영장에 '형소법 110조가 적용되지 않음'이라고 기재된 점을 들어 "판사가 근거 없이 법률 적용을 배제했다"며 무효라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해당 기재는 새로운 법률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므로 무익적 기재사항에 불과하고,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한 수색영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결국 수색영장은 헌법과 법률 조항 위배되지 않아 유효한 영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가 경호처장의 승낙 없이 영장 집행에 나선 것은 적법하며, 적법한 영장 집행을 가로막은 윤 전 대통령의 행위는 위법하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그밖에 체포 당시 채증자료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한단 주장에 대해서도 "주둔지부대장의 출입 허가가 있었고, 수사기관이 증거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촬영했다"며 적법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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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6.1.16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사후 계엄선포문은 허위 공문서…비화폰 숨겨 수사방해"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해제 뒤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고자 한덕수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듯한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폐기한 혐의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해당 문서가 만들고 버려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재판 과정에서 "저도 공직 생활을 26년 했지만, 이런 종류의 공문서라는 게 대한민국에 존재하나 싶다"며 문제의 문서가 '공문서'가 아니므로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강의구 당시 부속실장은 비상계엄이 절차적 요건을 갖췄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문서를 기안했고, 윤 전 대통령 스스로도 해당 문서가 비상계엄 선포에 관해 부서를 받은 문서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서명했다"며 "피고인이 그 직무에 관해 작성한 공문서"라고 설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해당 문서가 강 전 실장 사무실 서랍 내에만 보관됐다 폐기된 점을 들어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 부분에 무죄를 선고했다.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과 관련해선 한 전 총리 역시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관여한 혐의가 드러나 오는 21일 선고를 앞둔 만큼 같은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윤 전 대통령은 여인형·이진우·곽종근 전 사령관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수사기관이 볼 수 없도록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을 교사한 혐의(대통령경호법위반교사)도 받았다.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이라고 봤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보안 사고'를 막으려 했을 뿐이란 취지로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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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 번째로 조사한다. 윤 전 대통령은 5일 오전 9시께 차를 타고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 현관 앞에 도착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영장 집행 저지 의혹,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의혹, 비상계엄 전후 국무회의 상황과 외환 혐의까지 폭넓게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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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부는 "직무 정지된 군사령관들이 곧바로 비화폰을 반납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자체가 보안 사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김성훈 전 차장의 비화폰 관련 지시는 윤 전 대통령의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수사기관의 적법한 수사 활동을 방해한 것"이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한 비화폰과 그 통화목록에 대해서도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단 윤 전 대통령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다만 윤 전 대통령이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허위 PG(프레스 가이던스·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선 "PG를 작성해 전달하는 행위는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행위와는 다르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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