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목표 인센티브' 퇴직금 반영 판결…노동계 "한계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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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분명한 한계"·민주노총 "성과 인센티브 인정안돼 향후 소송영향 불투명"

유사한 소송에도 영향…전문가들 "근거 규정 등에 따라 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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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를 근로의 대가로 인정해 퇴직금 산정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두고, 노동계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판단이 청구 취지가 유사한 다수의 퇴직금 소송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노동계는 대법원이 배척한 '성과 인센티브'도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29일 논평을 통해 "이번 판단은 그동안 기업의 '재량'이란 이름으로 배제됐던 노동자의 권리를 일부 회복시킨 결정"이라면서도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은 인정하지 않아 분명한 한계를 남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과 인센티브가 노동의 대가로 인정받지 못한 한계가 남았지만, 이번 판결은 성과급을 단순한 '경영 성과의 분배'가 아니라 '근로 성과의 정산'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며 "분명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노총은 "기업들은 판결 취지를 겸허히 수용해 미지급된 퇴직금을 즉각 정산하고, 성과급을 포함한 임금 체계를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이번 판결에 환영과 탄식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이번 판결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며 "목표 인센티브가 인정된 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성과 인센티브가 인정되지 않아 앞으로 진행될 비슷한 소송에서 노동자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질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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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은 사측이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평균임금을 산정해 퇴직금을 지급했다며, 2019년 6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목표·성과 인센티브 모두 근로 대가에 해당하거나 근로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 제공과 관련이 있다며 임금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목표 인센티브는 지급 기준이 미리 정해져 있고, 계속적이며 정기적으로 지급됐으므로 근로 대가라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 제공 외에도 자기자본 또는 타인자본의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이 반영되고, 지급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경영 성과로 인한 이익 배분이나 공유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향후 퇴직금 관련 소송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 HD현대중공업 등에서의 퇴직금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광선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구체적 근거 규정이 있는지, 지급 조건이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과 관련 있는지, 그와 무관한 회사 실적에 있는지 등에 따라 개별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며 "앞으로 회사별로 대응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결국 경영 성과급이 규정에 근거해 매년 정기적으로 지급되면 임금성이 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다운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앞으로 성과급이라는 명칭만으로 일률적으로 평균임금에서 배제해선 안 되고, 목표 인센티브와 같이 지급 여부·기준 등이 사전에 확정적인 성과급은 평균임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호 노무법인 원 노무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목표·성과 인센티브 모두 큰 틀에서 '경영평가 성과급'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지급 기준에 따라 임금성을 달리 판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판결은 향후 기업의 경영평가 성과급 설계 및 퇴직금 산정 등과 관련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k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9일 15시1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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