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입주 앞둔 반포 3주구 "부담금 7억 이상" 추정…지방도 2억∼3억원
폐지 추진하던 정부는 "국회에 달려"…58개 준공단지, 2만여가구 좌불안석
재건축 조합, 이달 중 대규모 집회 예고…"재초환 부과시 공급 위축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재건축 초곽이익환수(이하 재초환) 부담금 제도가 표류하는 사이 강남권을 포함해 수억원대 분담금 부과 예정 단지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조합원들이 좌불안석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급 확대를 위해 재초환 부담금을 폐지하기로 하고 관련 법안도 발의됐지만, 새 정부 출범 후 여당이 폐지안에 반대 입장을 견지하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된 탓이다.
이런 가운데 지방에서도 2억∼3억원대 재초환 부담금이 예고되고, 올해 하반기 입주할 서울 반포의 한 재건축 단지는 '부담금 7억원' 설이 돌면서 정비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정부의 공급 활성화 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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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재건축 단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반포 3주구 재초환 7억원 추산"…실제 부과시 메가톤급 영향
현재 강남 재건축 시장은 올해 8월 입주가 시작되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현 반포래미안트리니티원)의 재초환 부담금 규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비업계를 중심으로 이 단지의 예상 재초환 부담금이 1인당 7억∼8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다.
지난 2020년 9월 관리처분인가 당시 서초구가 통보한 이 단지의 재초환 부담금은 1인당 4억2천만원 선으로 역대 최고였다.
이후 2023년 3월 재초환 부담금 완화 방안 시행으로 부담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지난해 일반분양 가격이 관리처분인가 당시 예상보다 높게 책정되고, 집값이 크게 뛰면서 예상 부담금 규모도 커진 것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일반분양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상한제 대상 아파트중 가장 높은 3.3㎡당 8천484만원으로, 직전 최고가인 강남구 청담르엘(3.3㎡당 7천209만원) 분양가보다 1천만원 이상 높았다.
현재 반포 일대 전용면적 84㎡ 아파트 실거래가도 50억∼7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초과이익 산정의 핵심 기준이 되는 종후 자산가격(공시가격)도 관리처분 당시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 1주택자에게는 1주택 기간에 따라 부담금을 최대 70%(20년)까지 감면해준다 해도 인당 수억원의 부담금이 불가피하고, 2주택 이상자는 감면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감면안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추진 기간이 20∼30년은 되다 보니 개인 사정에 따라 1주택을 유지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아마 절반도 안 될 것"이라며 "게다가 재건축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는데 1주택자 감면 기준은 불과 2년 전에 만든 것이어서 부담금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1주택 기간을 20년까지 늘리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재건축 조합의 모임인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이하 전재연)의 관계자는 "조합원이 높은 자기 분담금(공사비)을 내고 사업을 하는데 아무리 강남이라도 미실현이익에 부과하는 재초환 부담금을 7억원씩이나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실제 부과가 이뤄지면 재건축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반포 3주구 외에 서초구 반포 현대(현 센트레빌아스테리움)와 서초구 방배동 신성빌라(방배센트레빌인더포레), 송파구 문정동 136 빌라 재건축(힐스테이트e편한세상 문정) 등이 이미 준공해 재초환 부담금 부과를 앞두고 있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구 압구정 현대나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등도 예상 부담금 규모가 큰 단지로 꼽힌다.
지방에서도 억대 부담금이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대구 수성구청은 재건축 부담금 완화 법안 통과 후 구가 자체 추정한 가구당 재건축 부담금이 범어우성1차 2억5천만원, 우방범어타운2차 2억3천만원, 범어동 삼일맨션은 3억5천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대전 서구 용문동 1·2·3구역 재건축 단지(현 둔산더샵엘리프)도 관리처분 당시 예상 부과액이 2억7천만∼3억2천만원 선으로, 완화안을 적용해도 가구당 부담금이 1억∼2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용문동 조합 관계자는 "현재 조합원 중에는 분양가 6억∼7억원에다 프리미엄 3억∼5억원을 더 주고 매수한 사람이 많은데, 재초환 부담금을 1억∼2억원씩 더 내면 조합원들은 9억∼10억원 선인 현 시세보다도 높은 금액에 재건축한 꼴이 된다"며 "재초환 부담금이 부과될까 봐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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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재건축 조합들 "재초환 부과시 주택 공급 타격…폐지 또는 유예해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으로 아파트가 준공해 현재 부담금 부과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단지는 전국 58개 단지로, 2만가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부담금 완화 법안이 시행된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부담금이 부과된 단지는 없다.
재초환 부담금은 관할 지자체가 준공 후 5개월 이내에 부과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재초환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실제 재초환 폐지 법안이 발의되면서 사실상 부과가 중단된 것이다.
해당 법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돼 있지만 아직 한 번도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재초환 문제는 "국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발을 빼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조합측에 부담금 산정을 위한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 부과를 위한 절차는 진행하고 있지만 국토부가 이전 정부에서 폐지를 추진했고, 관련 법도 상정돼 있어서 조합 반발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부담금을 부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실제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될 경우 큰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반포 3주구 등 수억원대 부담금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강남권을 비롯한 재건축 사업에 미치는 충격파가 클 전망이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기존 조합원이 거의 동일한 면적에 입주하는 데도 최소 2억3천만∼4억8천만원의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하는데 여기에 재초환 부담금까지 부과되면 감당하기 힘든 조합원들이 많을 것"이라며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조합들은 재초환 때문에 재건축 추진 여부를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합들은 실제 부과 실무와 관련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호소한다.
입주가 빠른 단지의 경우 이미 준공 4∼5년이 넘어가며 대규모 손바뀜이 일어났기때문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권 부과 1호 대상인 반포 현대는 2021년 7월에 입주해 올해로 준공 5년 차를 맞으면서 전체 108가구 가운데 15% 선인 16가구의 소유자가 바뀌었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자체가 조합에 부과한 부담금을 형평에 맞게 나누는 것도 문제지만, 이민 등으로 집을 판 사람도 있는데 나중에 어떻게 원조합원을 찾아내서 부담금을 부과할지 조합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조합원의 지분 가치가 제각각이어서 부과에 어려움이 더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전 용문동 조합 관계자는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은 사실상 재개발 사업이나 다름없는데 재건축 절차를 밟았다고 해서 재건축만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단독·다세대·연립·상가 등 다양한 유형의 주택이 혼재돼 있고 조합원 지분도 제각각인데 조합이 무슨 기준으로 부담금을 알아서 부과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들은 초과이익 환수가 현실화할 경우 다수의 재건축 사업이 중단되며 공급 위축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재연이 재건축을 추진중인 80개 회원 조합의 건축 가구수를 자체 조사한 결과 현재 6만4천가구의 아파트가 재건축 후 9만5천∼9만6천가구로 늘어나 약 50%의 가구수 증가 효과가 있는데 재초환이 현실화하면 사업을 중단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초과이익에 대한 환수 장치가 없는 재개발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한다.
전재연은 이달 하순 국회 등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재초환 폐지 또는 일정 기간 유예를 촉구할 방침이다.
전재연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조합원들의 분담금 규모가 커지는 상황인데 통계조작 논란이 있는 엉터리 집값 통계로 미실현 이익에 과도한 부담금을 부과하면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막대한 개발이익을 내는 재개발 사업과 비교해 형평에도 맞지 않는 만큼 재초환 제도를 폐지하거나, 상당 기간 부과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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