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폐지로 한손엔 수사권, 한손엔 밑바닥 정보 쥔 초강력 공룡경찰 탄생
朴정부 땐 야당·비박 후보 사찰 오점…지방선거 앞 시민사회 의심 눈초리
이미지 확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이의진 기자 = 경찰이 20년 가까이 사용해 온 '정보관'을 대신해 '협력관'이라는 새 호칭을 검토하는 것은, 그만큼 정보 경찰에 덧씌워진 어두운 낙인이 깊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6월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이러한 '문패 교체'가 과연 고질적인 선거 개입의 유혹을 차단할 수 있을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검찰청 폐지로 국가 수사 중심이 옮겨오는 상황에서 더 강력한 '공룡경찰'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정보 경찰은 그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생산하며 숱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명박 정부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조직을 동원해 댓글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박근혜 정부 강신명 전 청장은 20대 총선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특히 강 전 청장 등의 판결문을 보면 정보 경찰은 전국 일선서 조직을 동원해 사실상의 선거 참모 역할을 수행했다. 지역별 후보자들의 정치적 성향과 당선 가능성을 분석한 보고서를 수시로 작성한 것이다.
친박근혜 후보의 승리를 돕기 위해 야당 후보자의 약점을 파악하거나, 비박근혜 후보를 배제하기 위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 청와대에 보고하기도 했다. 이는 경찰법이 규정한 치안 정보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명백한 불법행위였다.
당시 재판부는 정보 경찰이 수집한 정보가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는 무관한,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공공 안녕을 위한다는 명분이 사실을 정권 안녕을 위한 것이었던 셈이다.
이미지 확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찰이 '협력관'이라는 새 명칭을 검토하는 이유도 이 같은 '정치 경찰'의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이름보다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은미 참여연대 권력감시2팀장은 "정보 경찰이 노조나 시민단체 활동, 시민들에 대한 사찰을 했던 전례가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잉 정보가 수집될 수 있고, 그 정보 수집이 합법과 불법 경계를 넘나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는 "과거 같은 문제를 피하려면 정보과가 정보를 움켜쥐어서는 안 된다. 각 기능과 유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범죄 관련 정보 외 활동은 엄격히 규제해 정치 활동이나 사찰을 하지 못하도록 못 박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경찰은 법제 정비로 외부 환경이 바뀌는 등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2021년 경찰공무원법 개정으로 정치적 중립 의무가 명문화됐고, 정보 활동의 근거인 경찰관직무집행법상의 정보 개념도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 예방' 관련으로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선 경찰서 정보과가 부활하면 한 손에는 수사권을, 한 손에는 밑바닥 정보를 쥔 경찰이 지방선거 주변부에서 과거 같은 행동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게 시민사회 우려다.
무엇보다 경찰이 검찰청 폐지와 함께 '국가 중추 수사기관' 위상을 갖게 된 상황이라 정보 악용 가능성을 한층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정원 사례에서 보듯 정보를 수집한 기관이 수사까지 하면 인권침해 여지가 커진다"며 "정보 기능을 분리하든지, 최소한 통제 장치는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yulri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6일 06시55분 송고

![[속보] 경찰, '해군 선상 파티' 김성훈 전 차장 피의자 소환조사](https://img1.newsis.com/2020/12/11/NISI20201211_0000654239_web.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