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파버카스텔 옛 공장 용처 변경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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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코스타리카 당국이 인도적 목적으로 기증받은 세계 최대 연필 제조업체의 옛 공장 시설을 미국 추방자 구금 장소로 '오용'했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독일계 세계 최대 연필 제조기업으로 꼽히는 파버카스텔 측 브라질 자회사 관계자는 코스타리카에서 불거진 이민자 임시 보호 센터 용처 변경 논란에 대해 미리 인지하지 못했으며, 현지 당국에 관련 시설을 기증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교도소로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련 논란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현지 일간 라나시온 보도를 보면 코스타리카 정부는 미국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에 따라 추방된 200여명을 자국에 수용하기로 미 당국과 합의했다.
추방자들은 코스타리카 출신은 아니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가 코스타리카로 쫓겨났다고 한다.
이들이 머물게 된 곳은 이민자보호센터(CADEM)이다. 센터는 남쪽 육로 국경을 맞댄 파나마와 인접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코스타리카 이민자보호센터는 애초 파버카스텔 공장 시설이었다. "인도주의적 정책에 써야 한다"는 조건을 적시한 파버카스텔로부터 기증받은 뒤 보수를 거쳐 2018년 문을 열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추방된 70명 넘는 어린이를 포함한 이들은 수개월 넘게 2m 높이 철조망에 둘러싸인 채 폐쇄된 공간에서 감시받으며 지냈다고 가디언과 라나시온 등은 전했다.
지난해 한여름에는 기온이 34도를 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냉방기기 없이 사실상 수감자처럼 지내는 모습이 현지 언론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해 해당 시설을 방문해 일부 추방자를 인터뷰한 뒤 낸 보고서에서 "명백히 며칠만 머물도록 설계된 시설"에 이민자들이 수개월간 억류됐으며, "구금에 대한 법적 근거가 전혀 없었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타리카는 그러나 해당 시설을 이민자 구금용으로 쓴 적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지 정부는 가디언에 "미국에서 추방된 이민자들은 코스타리카 입국 시 비자를 받아야 하는 나라 출신으로, 인권적 고려로 인해 일시 입국을 허용했다"며 "당국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자유권 침해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라고 강조했다.
코스타리카 로드리고 차베스(64) 대통령은 중도우파 성향으로, 친미 외교 노선을 취해 왔다. 최근 대선에서 승리한 여당의 라우라 페르난데스(39) 대통령 당선인은 차베스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큰 틀에서 현 정부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walde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0일 01시4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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