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하우스가 깨울 韓 새로운 음악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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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가곡 이수자 이기쁨·美 작곡가 레이철의 '무경계' 조우

BTS·블랙핑크가 넓힌 외연, 이제는 내면의 심연으로

22일 틸라 그라운드서 사운드 테라피 공연 '나우톤' 참여

[서울=뉴시스] 에코하우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02.01.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에코하우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02.01.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콘텐츠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가 전 세계에 각인시킨 한국음악 미학의 키워드가 '역동성'과 '화려함'이었다면, 이제 대중의 시선은 그 이면에 숨겨진 '정적인 심연'과 '절제의 미'로도 향한다. 그 중심에는 국가무형유산 가곡 이수자 이기쁨과 미국 출신 현대음악 작곡가 레이철 에펄리가 결성한 듀오 '에코하우스(Echohouse)'가 있다.

'K'의 새로운 스펙트럼…정가(正歌), 앰비언트를 입다

에코하우스의 음악은 국악이라는 카테고리에 갇히지 않는다. 이는 앞서 종묘제례악을 테크노와 버무려 '힙'하게 재해석했던 '해파리(HAEPAARY)'의 성취와 궤를 같이하면서도, 한 발 더 나아가 '사운드 테라피(Sound Therapy)'의 영역을 개척한다.

가장 한국적인 절제미를 상징하는 '정가'가 전자음악의 하위 장르인 '앰비언트(Ambient)'와 만난 것은 필연적이다. 가사 전달보다 소리의 울림과 공간감을 중시하는 앰비언트의 문법은, 긴 호흡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정가의 창법과 균형을 이룬다. 미국 미시간의 숲속에서 자란 레이철과 한국의 전통 성악을 전공한 이기쁨이 만난 지점 역시 '이국적 호기심'이 아닌, '소리의 질감'을 통한 보편적 공감이었다.

'시멍'과 '나우톤', 음악이라는 공간에 머물다

이들의 음악은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머무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기쁨이 과거 제시한 '시멍(SPACE|OUT)'(詩멍)은 자극 과잉 시대에 던지는 우아한 저항이다. 수백 년 전 선비들이 풍류방에서 시를 읊으며 느꼈던 '느린 시간'을 현대의 공연장으로 소환한다.
[서울=뉴시스] 에코하우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02.01.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에코하우스.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02.01.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22일 오전 11시와 오후 4시 서울 상수동 틸라 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사운드 테라피 공연 '나우톤(NowTone)'은 은 이러한 지향점을 극대화한다. 관객은 의자가 아닌 요가 매트나 빈백에 누워 음악을 체험한다. "잠들어도 좋다"는 이들의 메시지는, 성취와 효율만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음악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내려놓음'이다.

이는 '네오 클래식의 거장' 막스 리히터가 8시간30분 동안 잠을 자며 듣는 앨범 '슬립(Sleep)'을 통해 증명했던 '치유로서의 음악'과 맥을 같이 한다. 조동진의 포크가 선사했던 뭉근한 위로가 21세기형 앰비언트 사운드와 입체 음향을 만나 보다 구체적인 '음악적 처방'으로 진화한 셈이다.

에코하우스의 무대 위에서는 숲과 물, 블랙홀과 사막 등 자연의 미학이 신시사이저와 정가의 구음을 통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한국 전통 성악의 호흡이 서구의 전자음악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순간, 국적과 장르의 경계는 희미해진다. 이들의 시도는 단순히 국악의 현대화를 넘어, 전 세계가 앓고 있는 '번아웃'에 대한 한국적인 해답이다.

한편, '나우톤'엔 한국 테크노 1세대 뮤지션 가재발(GAZAEBAL)과 명상 가이드 겸 멘토링 코치 대니 애런즈(Danny Arens)도 함께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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