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역대 최대 실적으로 1인당 1억원이 넘는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는 SK하이닉스 블라인드 게시판에 지난 2일 올라온 게시글입니다.
'오늘 자랑 좀 할게, 나 돈 좀 쓰고 왔어'라는 제목으로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소비를 하고 왔다. 돈을 쓰고 왔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1도 들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작성자는 세종시의 한 보육원을 찾아 "아이들에게 피자와 과일, 간식을 사서 전달해 주고 왔다"면서 게시글 하단에 포장된 피자 박스 여러 개와 딸기와 귤, 샤인 머스캣 등 과일 상자 사진을 올렸습니다.
해당 보육원은 후원자가 지난 금요일(1월 30일) 오후, 혼자서 많은 물품을 들고 왔다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세종시 연서면 소재 지역 아동복지시설인 영명보육원 이재호 보육팀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월 30일 오후 6시 30분쯤, 후원자가 보육원에 혼자서 많은 물품을 가지고 오셨다"면서 "방문에 앞서 전화로 아이들에게 간식이 필요한가를 물어왔고, 마침 견과류가 떨어져 가는 상황이어서 추가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안내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보육원에는 현재 어린이 23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후원자가 가져온 음식은 바로 원생들에게 전달됐습니다.
이 팀장은 "후원자가 물건을 전달하고 바로 돌아가 아이들과 직접 소통하지는 못했다"면서도 "아이들은 특히 피자와 과일을 잘 먹었고, 견과류도 좋아했다"고 전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사상 최대 실적을 공개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해 연 매출은 97조1천467억원, 영업이익은 47조2천63억원으로 구성원이 받을 성과급(PS)은 1인당 1억 1천만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작성자는 게시글에서 "학창 시절이 너무 힘들어서 그때는 취업하고 자리 잡으면 꼭 보육원에 기부도 하고 맛있는 거 사서 보내준다고 다짐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면서 "갔다 오니까 행복하면서도 너무 슬픈 그런 복잡한 마음"이라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그냥 아이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게 아닐까 봐 속상하고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다 보니까 더 마음이 쓰이고 그렇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아등바등 살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돈을 돈답게 쓴 기분"이라면서 보육원 방문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번 도전해보라. 남에게 베푼다는 게 꼭 부자들만 하는 건 아니더라"는 팁도 남겼습니다.
SK하이닉스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글에는 "글 읽는데 울컥했다", "이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인가", "아무리 잘 번다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멋지다" 등의 응원이 잇따랐습니다.
블라인드에는 해당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을 받아야 가입과 글 작성이 가능하며 게시글 작성 시 자신의 직장이 표기됩니다.
이재호 팀장은 "아이들이 잘 먹고, 참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면서 "SK하이닉스의 성과도 축하할 일이지만, 우리 보육원에 개인이 이런 관심을 주셨다는 점에서 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제작: 진혜숙·신태희
영상: 영명보육원 제공·블라인드 홈페이지·연합뉴스TV
je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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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03일 17시1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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