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차가운 얼음과 눈 위에 흘린 뜨거운 눈물 '어머니,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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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부고에 완주 실패한 노르웨이 선수, 덴마크 컬링 선수는 시어머니 의식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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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케일라 시프린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은 18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키 알파인 여자 회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떠올렸다.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에서 통산 108회 우승, 남녀를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시프린은 2020년 부친상을 당했다.

시프린의 아버지 제프는 그해 2월 6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많이 의지한 시프린은 그 충격 때문에 2019-2020시즌을 그대로 접어야 했고, 2∼3월에 다른 선수들에게 추월을 허용하며 타이틀을 하나도 따내지 못하고 시즌을 끝냈다.

아버지와 작별한 이후 처음 출전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충격의 '노 메달'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시프린은 이번 대회에서도 메달권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주 종목인 회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여전히 아버지 없는 삶을 거부하고 싶을 때가 많지만, 오늘만큼은 처음으로 이 현실을 실제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2019년 3월 딸의 사진을 찍어주는 시프린의 아버지 제프(오른쪽)

2019년 3월 딸의 사진을 찍어주는 시프린의 아버지 제프(오른쪽)

[EPA=연합뉴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2천900여명의 선수가 각자 어머니와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한결같겠지만 조금 더 안타까운 사연으로 주목받은 선수들이 꽤 있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 댄스 부문에서 동메달을 따낸 파이퍼 질(캐나다)은 2018년부터 인생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8위 성적을 냈으나 그해 5월 어머니 보니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캐나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스케이팅은 제게 새로운 의미가 됐다"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항상 어머니를 생각하며 은반에 서게 됐다"고 털어놨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는 7위에 올랐고, 그해 10월에는 난소암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폴 포리에이와 2011년부터 호흡을 맞춘 질은 이후 난소암 완치 판정을 받고 지난해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냈고, 세 번째 올림픽 도전에서 드디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지 확대 질(왼쪽)과 포리에이

질(왼쪽)과 포리에이

[AP=연합뉴스]

미국 피겨 스케이팅 선수 막심 나우모프는 지난해 1월 여객기 사고로 부모가 모두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그의 부모는 1994년 세계피겨선수권 우승자로 이후 지도자로 활동하며 나우모프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그는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점수를 기다리며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꺼내 들고 "이 사진은 심장 바로 위에 있는 크로스백 안에 늘 넣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어릴 때 부모와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있는 나우모프

어릴 때 부모와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있는 나우모프

[로이터=연합뉴스]

노르웨이 스키 선수 아틀레 리 맥그래스는 이번 대회 남자 알파인 회전 부문 우승 후보였다.

2025-2026시즌 FIS 월드컵에서 두 번 우승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다.

그는 1차 시기에서 1위로 들어왔으나 2차 시기 완주에 실패한 뒤 스키 폴을 집어 던지고, 코스를 이탈해 눈밭에 드러눕는 기행을 보였다.

그 이유는 나중에 밝혀졌다. 대회 개막식이 열린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맥그래스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렇게 흥분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너무나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떠나보냈기에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미지 확대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 맥그래스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 맥그래스

[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 여자 컬링 국가대표 마들렌 뒤퐁은 시어머니의 건강 걱정 때문에 경기에 전념하기 쉽지 않다.

뒤퐁은 인터뷰를 통해 "시어머니가 나흘 전에 심장마비로 쓰러지시면서 머리를 크게 다쳤다"며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셨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어제 미국에 패한 뒤 올림픽 컬링 경기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실의에 가득 찬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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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컬링 대표 뒤퐁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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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9일 14시43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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