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반유럽' 美부통령 그린란드 회담 등판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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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가 겪었던 면박·파국 없었던 것엔 일단 안도"

이미지 확대 14일 덴마크, 그린란드 외무장관을 만난 뒤 백악관을 떠나는 밴스 미국 부통령(앞줄 왼쪽)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14일 덴마크, 그린란드 외무장관을 만난 뒤 백악관을 떠나는 밴스 미국 부통령(앞줄 왼쪽)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덴마크·그린란드 간 만남을 초조히 지켜본 유럽은 회담이 파국 없이 끝난 데 일단 안도하면서도 찝찝한 기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유럽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던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자청해서 이날 회담을 주재하면서 유럽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유럽 당국자들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한 유럽 국가 외교관은 "밴스는 우리를 싫어한다. 그는 강경한 사람(tough guy)"이라며 "그가 회담을 주재한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웅변한다. 결과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회담 전부터 우려를 표명했다.

밴스 부통령은 취임 직후인 작년 2월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극우 사상과 혐오 발언에 대한 유럽 각국의 규제를 강하게 비난하고, 이민정책을 강경하게 전환하라고 촉구하는 등 '훈계'를 쏟아내 유럽 정부들의 분노를 샀다.

그달 하순에는 미국과 광물협정을 체결하러 백악관에서 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미국에 고맙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며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며 회담을 파국으로 몰고 간 전력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상대로 한 당시 그의 언행을 쉽사리 잊지 못하는 유럽 당국자들은 혹여 이번 회담에서도 덴마크와 그린란드 외무장관에게 모욕을 주며 유럽과 미국 간 긴장을 고조할 가능성을 내심 우려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약 1시간의 회담이 끝난 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그린란드를 둘러싼 '근본적인 이견'이 남았다며 그린란드를 향해 강한 병합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럽 외교관들은 강경파인 밴스 부통령이 참여한 이날 회담이 전쟁 선포, 모욕 등 극단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않은 것에는 일단 안도하고 있다.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솔직히 밝힌 데 이어 이견 해소를 위한 실무 그룹 구성에 합의함에 따라 긴장 상황을 외교적으로 풀어갈 시간을 번 것도 소득으로 꼽고 있다.

유럽 외교가에서는 밴스 부통령을 '실질적인 결정을 내리는 인물'로 평가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가 그린란드 문제에 관여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 해결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대체로 실용적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밴스 부통령은 유럽에 대한 적대감이 더 이념적 성격을 띠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적극적인 관여가 유럽이 그린란드 문제를 푸는 데 결국 걸림돌이라고 경계하는 것이 대다수의 시각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은 취임 직후인 작년 3월 그린란드를 방문해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힐난하며 그린란드 주민들에게 덴마크와 관계를 끊을 것을 촉구하고 독립을 부추긴 바 있다.

또 그린란드 주민들이 미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며 "지구상에서 그들의 주권과 안보를 존중해 줄 수 있는 국가는 오직 미국뿐이기 때문"이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이미지 확대 2025년 3월 그린란드를 방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025년 3월 그린란드를 방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ykhyun1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15일 19시39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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