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안전 출신국' 목록 도입…망명 신청 '신속 각하' 길 열려(종합)

2 hours ago 1

안전 출신국 난민 신청자 신속 처리…박해 직접 입증해야

안전한 제3국 개념 도입…해당시 망명 신청 부적격 판단

프랑스24 "反이민정서 확산에 따른 정책 강경화 보여줘"

[카이로= AP/뉴시스] 올해 1월 2일 이집트로부터 출발한 에리트리아 시리아 수단의 유럽행 지중해 난민들을 지중해에서 구조하는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의 구조선.

[카이로= AP/뉴시스] 올해 1월 2일 이집트로부터 출발한 에리트리아 시리아 수단의 유럽행 지중해 난민들을 지중해에서 구조하는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의 구조선. 


[서울=뉴시스] 이재우 임철휘 기자 = 유럽의회가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차원의 '안전 출신국(Safe countries of origin)' 목록을 신설하는 망명 절차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조치로 특정 망명 신청을 사실상 빠르게 각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럽의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EU 차원의 안전 출신국 목록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찬성 408표, 반대 184표, 기권 60표로 가결했다.

유럽의회는 방글라데시와 콜롬비아, 이집트, 코소보, 인도, 모로코, 튀니지를 EU 차원의 안전 출신국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방글라데시와 콜롬비아, 이집트, 코소보, 인도, 모로코, 튀니지 국민의 망명 신청은 신속 처리 절차가 적용된다. 다만 신청자는 자신이 받은 박해에 대한 근거와 본국 송환시 피해 위험이 존재함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

EU 가입 후보국도 원칙적으로 안전 출신국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무력 분쟁 상황에서 무차별적 폭력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국가 국민의 EU 전체 망명 인정률이 20%를 초과하는 경우 ▲기본권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인해 경제 제재가 부과된 경우 등은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안전 출신국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상황 변화시 대응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특정 국가를 일시적으로 안전국에서 제외하거나, 영구 삭제를 제안할 수 있다. 회원국은 국가 차원에서 추가적인 안전 출신국을 지정할 수도 있다.

알레산드로 치리아니 공동 보고관은 "안전 출신국 목록은 EU 이주 관리의 정치적 전환점"이라며 "이번 입법은 모호함의 시대를 끝내고 공통 규칙, 더 신속하고 효과적인 절차, 보호 대상자의 망명권 보장, 제도 남용에 대한 단호한 대응 등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안전한 제3국 개념(safe third country concept)' 적용에 관한 규정 개정안도 찬성 396표, 반대 226표, 기권 30표로 승인했다.

안전한 국가는 국제적 보호를 신청하는 사람이 '국제 기준'에 따라 처우받는다는 뜻이다.

개정안은 망명 절차 규정에 포함된 '안전한 제3국' 개념을 손질해 망명 신청자와 이송 대상 국가 간의 연관성을 요구하던 요건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각국 당국은 신청자와 연고가 없더라도 안전한 제3국으로 이송할 수 있게 됐다.

EU 회원국은 ▲신청자와 제3국 사이 가족 구성원 존재와 과거 체류 이력, 언어·문화적 유대 등 연결고리가 있는 경우 ▲신청자가 EU로 오는 과정에서 제3국을 경유했고 그곳에서 실질적인 보호를 요청할 수 있었던 경우 ▲EU 또는 회원국이 제3국과 망명 신청자 수용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경우 등 세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가 충족될 경우 안전한 제3국 개념을 적용해 신청을 '부적격(inadmissible)'으로 판단할 수 있다.

다만 개정안은 보호자 없이 입국한 미성년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의 망명 신청은 기존처럼 유럽 국가 또는 연고가 있는 국가, 혹은 경유한 국가에서 심사된다.

레나 뒤퐁 공동 보고관은 "안전한 제3국 개념은 명백히 근거 없는 신청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기각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망명 절차를 단축하고, 회원국 시스템의 부담을 줄이며, 신청자들이 수년간 법적 불확실성에 머무르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두 개정안은 27개 EU 회원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유로뉴스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EU 회원국들이 재정적 대가를 제공하는 대신 유럽에서 온 이주민을 수용하는 제3국 정부와 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 길을 연다며 이는 과거 영국 정부가 르완다와 추진했던 구상과 유사하다고 짚었다.

프랑스24는 유럽 의회가 망명 신청을 신속히 기각하고 망명 신청자를 안전하다고 간주되는 국가로 옮길 수 있는 망명 제도 개정안을 승인했다면서 이는 2015~2016년 100만명이 넘는 난민과 이민자가 유입된 이후 반이민 정서 확산에 따른 정책 강경화 흐름을 보여준다고 했다.

국제앰네스티 측은 "이번 표결로 인해 EU에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본안 심사 없이 각하될 수 있고 자신과 연고가 없는 국가로 보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