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전문의 부재·공보의 4월 복무 만료…일반의 채용공고 지원 없어
군, 협진체계·비대면 진료 활성화 등 대안 마련…"정부 차원의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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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합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필수의료과목인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경남 합천지역에서 공중보건의사(공보의)마저 급감하며 지역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합천군에 따르면 현재 지역에 복무 중인 공보의 27명 중 의과, 치과, 한의과를 포함한 17명(약 63%)이 오는 4월 복무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역 내 필수의료를 담당하던 삼성합천병원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역시 최근 전문의 2명 계약 만료 뒤 후임을 구하지 못해 해당 과목의 정상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군보건소는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반의 자격의 관리 의사 1명 채용에 나섰다.
올해 초 1차 채용공고에서 일당 60만원을 제시했으나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자 2·3차 공고에서 일당을 100만원까지 인상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일부 문의 전화만 있을 뿐이었고, 그나마 문의 전화 대부분은 70대 전후의 고령 의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입장에서는 한 명의 의사가 아쉬운 상황이지만, 고령의 의료진이 인프라가 열악한 농어촌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진료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군이 채용 조건으로 내건 일당 100만원은 한 달 20일 근무 기준으로 월 2천만원에 달한다.
이런 일당은 대다수 직장인에게 꿈의 숫자로 인식되지만, 의사들의 계산법은 다르다.
수도권과 같은 대도시에서 누리는 교육, 문화 등 인프라와 각종 복리후생을 기회비용으로 환산하면 격차는 급격히 줄어든다는 인식이 있다.
인력이 열악한 지역 의료환경의 특성상 24시간 응급 대기 상태나 다름없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게다가 인력이 부족한 곳에서는 의사 한 명이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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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리스크를 분산할 협진 시스템이 전무한 상황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할 경우, 모든 법적 책임과 비난을 의사 개인이 감내해야 할 우려도 있다.
도시에 살며 누리는 삶의 질을 포기한 대가치고 2천만원이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냉정한 판단이 채용공고 지원을 가로막고 있다.
이에 대해 군은 의사들이 우려하는 노동 강도와 의료 사고 리스크가 과장되었다고 적극 해명한다.
군보건소는 예진과 만성질환 위주라 업무 강도가 낮고, 응급의료기관이 따로 있어 퇴근 후 응급 콜이나 의료 관련 사고 위험도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보의 자원 급감은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공보의 수는 2020년 1천309명에서 지난해 738명으로 4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일반 사병(18개월)보다 두 배 이상 긴 복무 기간(37개월) 탓에 젊은 의사들이 현역 입대를 선호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결과다.
설상가상으로 2024년 발발한 의정 갈등 당시 의대생들의 대규모 휴학으로 인한 '공급 절벽' 우려도 있다.
신규 의사 배출이 지연되면서 공보의 배정 인원이 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은 인근 상급 종합병원과의 협진 체계를 강화하고, 비대면 진료 및 순회 진료 활성화 등 대안을 마련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이에 지역에서는 보건복지부가 농어촌의 면적과 인구수 등 의료 취약 지표를 실질적으로 반영해 공보의 배치 기준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행정구역별로 배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 의료 수요에 맞춘 공급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삼성합천병원과 한 몸처럼 움직여 의료진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지자체 차원의 노력만으로 거대한 구조적 결함을 메우기 역부족"이라며 "정부 차원의 근본 대책이 병행돼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ome1223@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6일 08시2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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