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백두대간 원시림 사라졌다'…일본이 수탈한 금강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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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도쿄제국대학 보고서 공개…30년 이상 조직적 벌목

이미지 확대 강원 고성군 수동면 일대 사진

강원 고성군 수동면 일대 사진

[녹색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원 고성=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일본이 일제강점기 백두대간 곳곳에서 금강소나무 원시림을 조직적으로 벌목한 정황이 확인됐다.

27일 녹색연합이 공개한 도쿄제국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일제 조선총독부와 도쿄제국대학교가 협조해 1913년부터 30년 이상 백두대간 일대 금강소나무 원시림을 조직적으로 벌목했다.

1931년 3월 1일 발행된 보고서 제목은 '적송(赤松)'으로, 발간자는 도쿄제국대학 조선 강원도 연습림'으로 돼 있다.

작성자는 당시 조선총독부 직원이자 도쿄제국대학 농학부 교수였던 미야자키 켄조(宮崎兼三)다.

보고서에는 금강산과 설악산 중간 지대인 고성 수동면 일대부터 원시림을 수탈한 구체적인 위치와 벌목량, 일본 운송 경로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다.

특히 벌목 대상이 금강소나무였음을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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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송 조선 강원도 연습림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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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소나무는 조선 시대 왕실이 보호한 황장목으로, 직경 2m에 높이 35m에 달하는 울창한 원시림을 형성했다.

일제는 이를 파악하고 1930년 기준 매년 약 4만 석, 지금 기준으로 매년 원시림 대경목 2만 그루 이상의 소나무를 벌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목된 목재는 고성 남강 하류 장전항과 원산항을 통해 일본 오사카·나고야·하카타 등지로 운송됐다.

조선총독부가 1918년 제작한 근대조선 지도에서도 고성 수동면 일대는 '농과대학 연습림'으로 표시돼 도쿄제국대학의 조선 강원도 연습림 지정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고성 수동면 일대 3만1천여㏊(헥타르·1㏊는 1만㎡)는 원래 왕실 보호구역인 황장봉산이었다.

일제는 이후 1937년 중일전쟁을 전후로 태백산과 삼척 응봉산 덕풍계곡 등에서도 금강소나무 원시림을 대규모로 벌목했다.

삼척 응봉산 일대에는 산림철도를 설치해 체계적으로 벌목하고, 일본 본토로 수송했다.

당시 산림철도 노반과 궤도 일부는 현재까지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일제강점기 조선의 근대화가 실상은 철저한 수탈이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라고 평가한다.

백두대간은 한반도 생태 축으로, 일제 수탈 전에는 울창한 원시림과 생물다양성을 갖춘 지역이었다.

이미지 확대 1931년 강원도 연습림

1931년 강원도 연습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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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백두대간 일대 국립공원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을 철저히 관리하면, 장기적으로 원시림에 가까운 생태계를 복원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보고서는 단순한 벌목 기록을 넘어, 한반도 산림 자원의 역사적·경제적 가치와 일본의 식민지적 전략을 동시에 보여준다.

금강소나무는 단순한 목재를 넘어 왕실과 국가 상징으로서의 의미를 지녔으며, 일제가 이를 체계적으로 수탈한 사실은 당시 조선의 자연과 문화가 어떻게 착취되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환경 전문가들은 백두대간 일대 생태계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현재 남한에는 일제강점기 이전과 같은 원시림이 존재하지 않지만, 보호구역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면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으로 관리 할 수 있다"며 "30∼40년 이상의 보존 노력과 과학적 복원 계획이 뒷받침 시 과거 일제 수탈로 사라진 원시림과 유사한 생태적 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태백산 조선임업개발 수탈 기억 비석

태백산 조선임업개발 수탈 기억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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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27일 12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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