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경제학자 "발전속도 빠른데, 현 AI 능력만으로도 경제 혁신 가능"
"AI가 무엇을 할수 있게 하느냐 주목해야" 주장도…일각선 불평등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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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필라델피아=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3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서 경제학자들은 '인공지능(AI)'을 화두로 삼아 AI가 경제와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다양한 분석을 제시하면서 다수의 주제발표 세션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생성형 AI 개발사인 앤트로픽의 피터 맥크로리 수석 경제학자는 이날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 패널토론에서 AI 모델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모델의 역량만으로도 이미 경제를 혁신할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맥크로리는 "현행 AI 모델이 경제 모든 직업군에 적용될 경우 향후 10년간 노동생산성을 연간 약 1.8%포인트 향상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업무 적용을 어렵게 하는)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과대 추정됐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면서도 "반면, 이 분석이 현행 모델의 능력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향후 AI 모델이 더 복잡한 과업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개선된다면 이 수치는 과소 추정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AI 모델의 능력이 이미 경제를 혁신할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맥크로리는 AI의 채택이 지역별로 매우 불균등한 속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산업혁명 시기에 봐왔던 것처럼 지역별 생산성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워싱턴DC를 비롯해 유타, 캘리포니아, 뉴욕, 버지니아주 등 미국 내 소수 주(州)가 AI 사용량 상위권을 차지한다"며 "또한 전 세계적으로도 사용량이 지리적으로 집중되는 유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는 이미 소득이 높고 부유한 경제권이 지속적이고 더 빠른 생산성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 아닌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패널로 나온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니아 재프 수석 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AI의 노동시장 영향에 대해 AI가 무엇을 대체했느냐보다 AI 덕분에 어떤 일을 새로 할 수 있게됐는지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과업에서 AI가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도 "또한 협업 과정에서 AI가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는 일부 증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AI가 경제 전반에 걸쳐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다"며 AI가 할 수 있는 일도 봐야하지만, 과거엔 못했지만 AI로 인해 할 수 있게된 일에 대해서도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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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 패널토론에서 참가 경제학자들이 '새로운 글로벌 환경에서의 생산성과 경쟁'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패널토론자로 참석한 테레사 포트 다트머스대 교수, 고든 필립스 다트머스대 교수, 로라 벨드캠프 컬럼비아대 교수, 루이지 징갈레스 시카고대 교수. 2026.1.3 pan@yna.co.kr
컬럼비아대의 로라 벨드캠프 교수는 AI 시대에 데이터 시장의 숨겨진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벨드캠프 교수는 이날 '새로운 글로벌 환경에서의 생산성과 경쟁'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에서 "AI는 기술이지만, 데이터는 연료"라며 데이터 시장의 경쟁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웹서핑을 할 때마다 디지털 흔적이 생성되고, 이 데이터는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는 게 벨드캠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소비자의 데이터는 가치를 갖는 일종의 지불수단에 해당하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의 데이터 가치를 모른 채 거래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상품 및 서비스 구매 행위와 데이터 판매를 분리하는 '언번들링'(unbundling)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AI 기술 발전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소득 불평등을 더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벨드캠프 교수는 "산업혁명 시기에 봤던 것처럼 생산이 자본집약적으로 되면서 자본의 분배 몫이 증가하고 노동의 몫이 감소했다"며 "생산성 향상의 이익을 공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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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행사장에 마련된 경제도서 전시부스. 2026.1.3 pan@yna.co.kr
40세 미만 젊은 경제학자에게 주어지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 수상자인 아이제아 앤드류스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같은 대학의 마리암 파부디 교수는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 제출한 논문에서 2023∼2024년 생성형 AI 모델 출시를 전후해 미국 채권 수익률 변화를 조사한 결과, 주요 AI 모델 출시가 미국채 장기 금리를 유의미하게 낮추는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시장은 혁신적 AI를 믿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주요 AI 모델 출시 후 장기 국채, 물가연동국채(TIPS), 회사채 수익률이 하락한 채 몇 주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 같은 금리 하락은 AI 발전으로 인해 향후 미국의 미래 소비 증가율이 기존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란 기대치 조정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AI 발전으로 극단적으로 부정적이거나 극단적으로 긍정적인 경제 시나리오가 발생할 것이란 기대가 낮아진 게 금리 하락으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MIT의 로런스 슈미트 교수 등은 AI와 관련한 또 다른 논문에서 "AI는 저학력, 저임금, 남성 지배적인 직업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발전이 중기적으로 노동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 기술발전의 영향과 반대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20세기 기술진보가 고학력, 고임금, 여성 비중이 더 높은 직업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킨 것과 달리 AI 기술 발전이 인간의 기술과 전문지식을 대체해 고등교육이나 숙련을 요구하는 전문 직업 수요를 약화시킬 것이란 설명이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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