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개발협력기본계획]③시민사회 "전략화 경계"…보편원칙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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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이익서 장기적 국익으로 전환해야…협력국 신뢰 전략 필요"

인도주의 원칙 훼손 우려…'제안형 ODA' 등 정부 주도 방식 아쉬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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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정기총회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정부가 26일 발표한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전략화' 기조를 나타내자 시민사회에서는 정교한 기준과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사회의 흐름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 역시 국익과 협력의 효과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밖에 없는 정책 방향을 이해하면서도 개발협력의 근본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시민사회는 우선 ODA의 성격 규정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조대식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사무총장은 "국제사회는 빈곤퇴치, 환경, 인권, 평화 등 보편적 가치 실현을 장기적 이익으로 본다"며 "한국도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등 단기적 이익에서 장기적 국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복합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와 사람들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공여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진정성 있는 협력으로 협력국의 신뢰를 얻는 전략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ODA에 대한 국민 신뢰와 지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연관 지을 수 있다.

남상은 월드비전 옹호실장은 "교육·홍보에 집중하기보다 국민을 정책 형성의 파트너이자 참여 주체로 포함하는 메커니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ODA 정책 기획-결정-평가 전 과정에서 국민의 실질적 참여가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미지 확대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2차 대국민 공청회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2차 대국민 공청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K-ODA' 등 개발협력 관련 개념을 둘러싼 제언들도 나왔다.

한재광 발전대안 피다 대표는 "스웨덴이나 일본 등 한국보다 원조 규모가 더 큰 국가들도 ODA 앞에 국가를 연상하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며 "국제사회에서 후발 주자로서의 조급함이 느껴져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협력국 입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비구속성 원칙'을 언급하면서는 "무상원조 비구속성 목표를 2030년까지 95% 이상으로 설정한 것은 바람직하다. 시행부처 중 구속성이 높은 기관에 대한 특별 조치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3년 기준 경찰청, 교육부, 국무조정실, 제주특별자치도 등 4개 기관은 구속성 비율이 100%다.

현장 사업 영역에서는 아동·여성·장애인 등 협력국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의 지속 필요성을 강조한다.

윤주희 하트-하트재단 사무총장은 "최근 보건 예산 규모와 전체 ODA 내 비중이 감소세로 들어선 점이 아쉽다"며 "취약 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지역사회 밀착형 접근을 강화하고 현장 전문성이 있는 시민사회와의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리나 한국장애인재활협회 대외전략국장도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인프라, 교육, 디지털 전환 사업은 접근성 제약으로 사업 효과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사업 기획 단계부터 장애 포괄적 관점을 반영해야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백순집 초록우산 국제사업본부장은 "기술 도입 시 하드웨어 전달뿐만 아니라 현지 교육 공동체의 수용성과 교사 교육 등을 통한 지속 가능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의 교육 노하우를 현지 맥락에 맞게 재디자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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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국무조정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는 좀 더 원칙적인 문제 제기가 나온다.

장설아 세이브더칠드런 인도적지원·기후위기대응 센터장은 "인도적 지원이 국익 수단 또는 기업 진출 전략과 과도하게 연계되면 인도주의 4대 원칙(인도성·중립성·공정성·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후 및 인도적 지원 모두 전략적 방향성보다는 특정 기구와의 협력, 이행 채널 중심으로 방향이 제시돼 있다"며 "인도적 지원 강화는 구조적 전환과 제도적 개선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시민사회 파트너십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의지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협력 모델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계획에는 ▲ '제2기 정부-시민사회 파트너십 기본정책 이행방안(2027∼2030)' 수립 ▲ '정부-시민사회 정책협의회'에 중소 시민사회단체 참여 확대 ▲ 시민사회협력 예산 확대 노력 지속 등이 내용이 포함됐다.

이미지 확대 '제6차 외교부-시민사회 정책대화' 참석자들

'제6차 외교부-시민사회 정책대화' 참석자들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은 희망친구 기아대책 글로벌임팩트본부장은 "국제사회는 현지 파트너가 자립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현지화'를 강조한다"며 "한국은 제안형 ODA 도입이나 재외공관 중심 행정체계 강화 등 정부 주도형 방식이 여전히 중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시민사회는 국익과 공공성을 둘러싼 논쟁보다 실제 사업 집행 과정에서 ODA의 원칙과 운영 기준, 절차 등을 강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신재은 KCOC 정책센터장은 "정책 기조가 바뀌더라도 사업 선정 기준과 평가 방식, 정보공개 절차 등이 체계화된다면 논쟁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ODA는 인도주의와 외교·경제 등이 결합한 복합 정책이기 때문에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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