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산성비 측정법 올해부터 국가 기준으로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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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의 빗물이 지난 30년간 계속해서 산성화하면서 산성비가 더 독해지고 더 자주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30년간 제주시 지역에 내린 빗물의 산성도를 측정한 값을 분석한 결과, 1996년 연평균 pH(수소이온농도) 5.07이었던 강수 산성도는 2024년 pH 4.5, 2025년 pH 4.7 수준으로 떨어졌다.
pH 지수 수치상 0.57(pH 5.07 → pH 4.5) 또는 0.37(pH 5.07 → pH 4.7) 하락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빗물 속 수소이온농도가 각각 3.7배, 2.3배 진해졌음을 의미한다.
수소이온농도는 pH 7(중성)을 기준으로 수치가 낮으면 산성, 높으면 알칼리성으로 구분하는데 산성비는 pH 5.6 미만의 비를 일컫는다.
일상 속 음료와 비교하면 산성도 변화가 더 선명해진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블랙커피의 산성도는 pH 5.0, 토마토 주스는 pH 4.1∼4.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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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변화한 산성비의 빈도 역시 심각한 문제다.
2025년 1∼12월 제주시 연동도시대기측정소의 산성우(산성비) 자동측정장비를 통해 관측한 강수일수는 총 110일(총상수량 743.7㎜)로, 이 중 산성비로 측정된 일수는 107일(97.3%)이다.
제주시 지역에 내린 산성비 강하율이 1996년 51.8%에서 2025년 97.3%로 크게 높아진 것이다.
30년 전에는 10번 중 5번 내리던 산성비가 이제는 10번이면 거의 10번이 산성비인 셈이다.
산성비의 주요 원인은 공장·화력발전소 등 사업장과 자동차·항공기 등 이동 오염원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질소산화물 때문이다.
따라서 연간 또는 월간 빗물의 산성도는 강수량과 중국 등 주변국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양, 계절풍의 변화, 인구의 변화, 자동차·항공기 증감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실제로 2018년과 2019년 pH 4.8이었던 제주지역 빗물의 연평균 산성도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공장 가동이 멈추고 항공기 이동이 줄어들면서 2020년과 2021년 빗물의 연평균 산성도가 pH 4.9로 완화됐다.
또 가뭄으로 강수량이 적었던 지난해 7∼8월 월평균 산성도는 pH 4.3으로 가장 낮았지만, 9월에 258.7㎜에 달하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월평균 산성도는 pH 4.7로 완화됐다.
산성도가 강한 비가 장기간 내리면 건물과 교량, 구조물 등을 부식시키고 식물의 수분흡수를 억제하거나 토양의 유기물 분해를 방해하는 등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켜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제주 지하수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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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산성비 측정법 바뀐다
제주에서 30년간 이어지던 산성비 측정 방법이 올해부터 바뀐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그동안 자체 측정망을 통해 산성비 측정결과를 산출해 공개해왔지만, 2026년 1월부터 산성비 측정결과의 신뢰성과 자료 활용의 일관성 확보를 위해 국가측정망자료를 기준으로 산성비를 측정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30년간 제주에선 0.1㎜ 이상의 비가 내리면 그 즉시 산성도를 측정했지만, 국가 기준에 따라 올해부터는 24시간 단위로 일정량의 빗물을 모아 산성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다만, 이처럼 24시간 내린 비를 합산해 산성도를 측정하는 방식은 하루 전체의 오염 부하량을 파악하기에는 좋지만, 생태계나 시설물이 처음 맞닥뜨리는 강한 산성 충격을 그대로 보여주지는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통 초기에 내린 비가 대기의 오염물질을 다 머금어 더 강한 산성을 띠고, 나중에는 비교적 깨끗한 비만 내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 산성비 측정 결과도 다소 희석된 값이 될 수 있다.
bjc@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8일 09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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