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7건 중 5건 '수사대상 벗어나거나 입증 부족' 판결
과잉·부실수사 비판 직면…특검 "수긍 못해" 항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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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빌딩 브리핑실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9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승연 기자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재판에 넘긴 사건들이 법원에서 잇따라 무죄나 공소기각 판결을 받으면서 수사력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이 공소 기각한 사건은 '무리한 수사'라는 평가가, 무죄를 선고한 사건에는 '부실 수사'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검팀이 기소해 현재까지 1심 판결이 난 사건은 총 7건이다.
이 중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사건, 재판 청탁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브로커 이모씨 사건을 제외한 5건은 모두 일부라도 무죄나 공소기각으로 결론 났다.
우선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국도 공사 과정에서 뒷돈을 받고 사업상 특혜를 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기소된 김모 서기관에 대해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공소기각은 형식적 소송조건이 결여된 경우(관할권이 없는 경우는 제외) 검찰의 공소를 무효로 해 사건 실체를 심리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절차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 사실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과 합리적 관련성이 없다며 "공소 제기 절차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특검팀이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무관한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권한 있는 곳으로 이 사건을 넘기지 않았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같은 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일부 혐의에 대해 공소 기각했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김 여사에게 고가 장신구를 제공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장신구를 사기 위해 교단 자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는 유죄로 인정해 총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원정도박에 관한 경찰의 수사 정보를 입수해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증거인멸)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다 해도 직무 범위를 느슨하게 해석해 수사 대상을 함부로 확대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제한의 기본 원리인 과잉금지 원칙과 적법절차의 원리에 반하는 것이라 허용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날 선고된 '김건희 집사' 김예성씨의 횡령 혐의 사건에서도 일부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역시나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별건 수사'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김예성씨가 차명법인 자금 24억3천만원을 횡령한 혐의 외 공소사실은 모두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관련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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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12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서울 종로구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8.12 seephoto@yna.co.kr
특검팀은 각 사건에서 수사 대상으로 인정된 혐의마저도 상당수가 무죄로 판단되며 체면을 구겼다.
특검팀 수사의 '본류'로 꼽히는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도 1심에서 혐의 대부분이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3대 혐의'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고가 금품을 받은 혐의 중에서도 일부는 "구체적 청탁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김 여사에게 공천 청탁과 함께 고가 그림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도 이날 핵심 혐의인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김 전 검사가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의 그림 구매를 대행했을 뿐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는 김 전 검사 측 주장을 뒤집을 정도로 혐의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무죄 사유를 설시하면서 특검팀이 제기한 관련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그림을 직접 구매했고 김건희에게 제공했다는 사실의 범죄 증명에 실패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례적으로 부실 수사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초라한 성적을 받아 든 특검팀은 한편으론 법령에 규정되지도 않은 사건을 무리하게 파고들었다는 비판을, 다른 한 편으론 특검 출범 목적과도 같은 핵심 혐의 수사가 미진했다는 비판을 동시에 맞닥뜨리게 됐다.
법조계 일각에선 김건희특검 기소 사건을 중심으로 최근 공소기각 판결이 빈번해지는 경향성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 개시 범위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일선 법원이 엄격한 판단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와 관련된 업무방해·주택법 위반 등 사건에서 "검사의 수사 개시 제한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수사에 대해선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공소기각 취지의 판례를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재판부가 절차에 위배되더라도 실체적 진실에 맞춰 판결을 했는데 지난해 9월 대법원 판결 이후 수사 범위와 관련해 더 엄격하게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사 범위가 법규로 정해진 특검팀 기소 사건의 경우 앞으로도 공소기가 판결이 잇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으로서는 공소유지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된 셈이다.
다만, 수사 범위 규정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커 상급심 판단을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재판부마다 수사 대상 범위에 대한 판단이 다른 경향이 있다"며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대상과 '합리적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상급심에서 공소 기각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없진 않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날 김예성씨,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1심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어 "관련 법리 및 증거에 비춰 수긍하기 어려워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young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09일 19시02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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