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정보 민간에 넘긴 정부…"보호이익 소멸" 헌법소원 각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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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인 "정부, AI사업 위해 개인정보 제공…존엄성 등 침해"

헌재 "관련 사업 이미 종료…청구인들 권리보호이익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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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도흔 기자 = 공항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 수집된 내·외국인의 안면식별정보 등 생체정보를 민간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정부의 공권력 행사가 위헌이라며 제기된 헌법소원이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됐다.

헌재는 26일 생체정보 등 개인정보가 수집된 청구인들이 제기한 '생체정보 이용 개인정보 처리행위 위헌확인' 헌법소원 심판을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하했다.

각하는 청구 요건이 부적법하다고 판단될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법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부터 추진한 '인공지능(AI) 식별추적시스템 개발사업'을 위해 출입국 심사과정에서 수집한 내·외국인 개인정보 1억7천만건을 정보 주체 동의 없이 민간기업 24곳에 AI 학습 및 알고리즘 검증용으로 제공했다.

이같은 사실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자 청구인들은 같은해 12월 법무부 장관이 안면데이터를 수집·보관한 행위, 데이터를 청구인들의 동의 없이 외부 기업에 위탁해 처리토록 한 행위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듬해 7월에는 국회의장이 생체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입법이나 행정상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입법부작위 책임을 묻는 헌법소원심판도 청구했다.

이들은 얼굴인식과 같은 생체정보가 정보 주체의 인격권과 밀접한 민감 정보라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성 및 행복추구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청구인들의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했다고 판단해 사건을 각하했다. 이는 판결을 구하는 데 필요한 법률상 이익을 말한다. 즉 심판을 접수했을 때 그 내용에 관해 심리·재판할 실익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이미 사업이 끝나 권리 보호를 위해 소송을 통해 얻을 이익이 없다는 취지다.

헌재는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적법하려면 청구 당시는 물론 결정 당시에도 권리보호이익이 있어야 한다"며 "이 사건 안면데이터를 학습데이터로 활용하는 사업은 2021년 12월 종료됐고, 안면데이터도 2022년 3월 파기됐다"고 했다.

또한 "법무부 장관 역시 의견서와 사실조회 회신을 통해 동일하거나 유사한 형태의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며 "현재까지 드러난 사정만으로는 이런 행위가 장래에도 반복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국회의장의 입법 부작위(입법을 하지 않는 것)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을 입법할 작위(해야할 일을 하는 것) 의무가 헌법에 규정돼 있지 않고, 헌법 해석상으로도 입법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출입국관리공무원들이 수집하거나 제출받은 생체정보를 출입국심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청구인 측 주장도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국민과 외국인이 출입국심사를 받을 때 공무원이 생체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조항으로, 반드시 생체정보를 활용하도록 규정하지 않는다"며 법 조항 자체가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침해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미지 확대 인천공항 2터미널에 설치된 자동출입국 심사대

인천공항 2터미널에 설치된 자동출입국 심사대

[국토교통부 제공=연합뉴스]

leed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26일 16시3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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