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바꾼 수출 지도…美·中 의존 낮아지고 시장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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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비중 8년 만에 동시 감소…중 19.5%→18.4%, 미 18.7%→17.3%

동남아서 7.4% ↑·EU서도 3% 증가…수출 품목 다양화

이미지 확대 작년 수출 7천97억달러로 사상 최대

작년 수출 7천97억달러로 사상 최대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미국 관세 등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한국의 수출이 사상 처음 7천억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1천734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보다 3.8% 증가한 7천97억달러로 기존 역대 최대이던 2024년 기록을 다시 넘어섰다.
사진은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6.1.1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해 한국 수출은 세계에서 6번째로 연간 7천억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 화려한 기록 이면에는 한국 수출 지형도의 변화가 숨어 있다. 수년간에 걸친 미·중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아세안과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늘리는 등 우리 기업들이 수출 지도를 다시 그린 것이다.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과 함께 동시에 시작된 전면적 관세 조치가 이같은 수출 지형도 변화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산업통상부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7천79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1위 품목 반도체가 인공지능(AI)발 훈풍에 힘입어 기저효과도 없이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1천734억달러)을 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지역별 성적표를 보면 그동안 한국 수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미국과 중국 시장이 동시에 주춤하는 등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우 반도체는 호조를 보였으나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일반기계 수출이 감소하면서 1.7% 감소한 1천308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1천229억달러) 역시 반도체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지만 자동차, 일반기계, 자동차부품 등 다수 품목이 트럼프발 관세의 타격을 받아 3.8% 감소했다.

이로 인해 2024년에 견줘 대중국 수출 비중은 19.5%에서 18.4%로, 대미 비중은 18.7%에서 17.3%로 줄었다.

전체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7%로 지난해 38.2%에서 2.5%포인트 줄었다. 대미·대중 수출 비중이 나란히 감소한 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우리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으로 불거진 미중 무역 전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중 비중을 줄이고 수출 다변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9대 수출 시장 가운데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었지만 아세안, 유럽 등 6개 시장은 고르게 증가했다. 미중 감소분을 다른 지역에서 만회하며 수출 7천억달러 고지를 밟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아세안 수출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1천225억달러를 기록하며 2위인 미국(1천229억달러)을 바짝 뒤쫓았다. 아세안 시장 수출 비중도 지난해 16.7%에서 17.3%로 증가했다.

유럽연합(EU) 수출액은 701억달러로 3% 증가했다.

아울러 독립국가연합(CIS), 인도,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 수출이 증가하며 다변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CIS는 자동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9대 수출시장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18.6%)을 기록했다. 인도는 192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갈아치웠고, 중동은 204억달러로 5년 연속 수출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 품목도 다양해졌다. 농수산식품(124억달러), 화장품(114억달러)은 전 세계적인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동시에 기존 주력 수출 품목인 조선, 바이오헬스, 컴퓨터 등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대내외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거둔 지난해 수출 7천억달러 성과는 우리 경제의 견고한 회복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에도 미중 통상현안을 면밀히 관리하는 동시에 일본, EU, 아세안 등 주요 교역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대외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04일 06시3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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