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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옆에 "공중보건은 아마도 가장 위대한 친절의 척도이자, 서로를 대하는 방식의 가장 위대한 척도일 것"이라는 고인의 말이 적혀 있다. [글로벌 보건 태스크포스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구소련이 시작하고 미국이 완성한 '천연두 박멸'(1980)은 인류 최대의 공중보건 승리 중 하나로 꼽힌다. 소련 과학자 빅토르 즈다노프(1914∼1987)가 시작한 천연두 박멸 계획을 '포위접종'(ring containment) 전략으로 완성한 윌리엄 포기(William Foege) 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AP통신이 고인이 설립한 글로벌 보건 태스크포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향년 만 89세.
1936년 3월 아이오와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3살 때 워싱턴주 한 약국에서 일하며 의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워싱턴대에서 의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대에서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고 CDC에서 일했다.
당시 미국에선 천연두 발병 사례가 더는 보고되지 않을 때였다. 고인은 1960년대 아프리카에서 CDC의 천연두 박멸 프로그램 책임자로 일하면서 '포위접종' 전략을 개발했다. 백신 주사를 모든 이에게 놓는 게 아니라 감염자와 그의 가족, 이웃, 친구 등을 조사해서 1·2·3차 접촉자로 분류하고 순서대로 접종하는 방식이다. 수량이 한정된 백신으로 감염 확산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에볼라 바이러스 등 공중보건 위기 시 백신 접종 전략에 폭넓게 적용됐다.
천연두는 한 때 감염자의 3분의 1이 숨졌고, 생존자의 얼굴에는 고름이 찬 병변 탓에 얼굴에 깊은 흉터('곰보')가 남았다. '포위접종'은 천연두 퇴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마지막 자연 발생 사례는 1977년 소말리아에서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0년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근절됐다고 선언했다. 덕분에 수억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인은 1977∼1983년 CDC 국장을 지냈고, 국제 보건 문제 대응 캠페인에서 주요 지도자로 활약했다. AP통신은 "키 201cm인 포기 박사는 공중보건 분야에서 말 그대로 눈에 띄는 존재였다"고 썼다.
2011년 천연두 박멸 노력을 다룬 저서 '불타는 집'(House on Fire)을 펴냈다. 2020년 즈다노프와 함께 미국 민간 단체가 주는 '생명의 미래상'을 받았다. 당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는 모두 천연두 박멸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포기와 즈다노프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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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자료사진]
chungw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6일 11시0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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