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이해충돌 방지법] ③ 낡은 유통마진 대신 데이터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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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DUR 연동 통해 약국 재고 정보 공유 추진…이해충돌 해소 관건

플랫폼 업계, "수익 모델 부재" 우려 속 디지털 헬스케어 전환기로

이미지 확대 코로나가 앞당긴 비대면 진료(CG)

코로나가 앞당긴 비대면 진료(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보건당국 간의 벼랑 끝 대치는 결국 '플랫폼이 무엇으로 가치를 증명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귀결된다. 보건복지부는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상이라는 '이해충돌의 늪'에서 빠져나와 IT기업다운 데이터 기술로 경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플랫폼이 직접 도매업을 하지 않더라도 환자가 약을 구하지 못해 겪는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대안'을 구체적으로 구상 중이다.

◇ DUR 연동 통한 '정보 중개' 대안…플랫폼, 도매상 아닌 안전 지킴이로

그 핵심 대안은 바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과의 연동이다. DUR은 의사가 약을 처방하거나 약사가 약을 지어줄 때 환자가 현재 복용 중인 약과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은 없는지, 혹은 같은 성분의 약이 중복되지는 않는지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주는 일종의 '의약품 안전 지킴이' 시스템이다.

복지부 강준혁 약무정책과장은 "약국 뺑뺑이 해소를 위해 고민 중인 대안은 심평원 DUR에 보고되는 전문약 처방 조제 내역과 모든 도매상·제약사의 공급 정보를 연동해서 민간 플랫폼이 적법하게 이용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플랫폼은 직접 도매 마진을 챙길 필요 없이 환자에게 어느 약국에 어떤 약이 있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정보 중개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 이는 플랫폼 업계가 주장하는 혁신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특정 약품을 밀어주거나 담합하는 불공정 행위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 "유통마진 대신 가치 창출"…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로의 전환

하지만 플랫폼 업계는 여전히 현실적인 수익 모델 부재를 토로한다. 데이터 연동 서비스만으로는 실제 의약품 유통 과정의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어렵고, 막대한 서버 운영비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유통 수익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혁신을 내세우는 플랫폼이 의약품 유통 수수료라는 구시대적 수익모델에 기댈 것이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 가치인 개인 건강 데이터 분석이나 원격 모니터링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 역시 플랫폼이 공적인 보건의료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비대면 진료 중개에 대한 정당한 '수가'를 도입해 플랫폼이 도매업 없이도 자립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보건의료계 일각에서 나온다.

◇ 거대 플랫폼 종속 막는 '선제적 방어벽'…신뢰 기반의 상생 모델 구축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이번 '플랫폼 도매업 금지법 또는 플랫폼 이해충돌 방지법' 논란은 향후 거대 자본을 갖춘 글로벌 포털이나 대기업이 비대면 진료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를 대비한 '선제적 방어벽' 성격이 짙다고 풀이한다.

만약 현재의 닥터나우 같은 스타트업들에 도매업 겸업을 허용한다면 나중에 네이버, 카카오, 쿠팡 같은 거대 플랫폼들이 의약품 유통 시장을 장악했을 때 이를 막을 논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의 강경한 태도는 결국 대한민국 보건의료 생태계가 거대 자본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백신'과도 같다는 설명이다.

"플랫폼이 특정 의약품의 영업사원이 되는 구조는 막아야 한다"는 원칙은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결국 해법은 플랫폼이 '의료의 공공성'이라는 대원칙을 수용하고, 정부는 플랫폼의 '기술적 혁신'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열어주는 데 있다고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렇게 되면 약품 도매업 겸업 금지법은 혁신의 종말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건강한 비대면 진료 환경을 만드는 주춧돌이 될 수 있다고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플랫폼이 약국의 주인이나 특정 제약사의 영업사원이 아닌, 국민과 의료진을 잇는 가장 신뢰받는 통로로 거듭날 때 비대면 진료의 진정한 혁신은 완성된다는 말이다.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플랫폼 업계가 독점적 유통권을 내려놓고 데이터 혁신이라는 본질로 돌아갈 때 비대면 진료는 비로소 진정한 국민 서비스로 안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sh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26일 06시1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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